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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지원

[폴짝기금] 2023 인터뷰: 데굴데굴 굴러가는 직장인 정이가 열심히 굴러가고 있습니다.
  • 202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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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4회 또우리폴짝기금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자립의 과정을 겪으며 떠오르는 경험과 변화하는 마음을 담은 또우리들의 목소리를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올해는 15명의 또우리들이 폴짝기금 프로젝트에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 여덟 번째 인터뷰는 정이입니다.

어엿한 건축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정이가 또우리들에게 “위축되지 말고 당당하게 살자”라는 말을 나눠주었습니다.

정이의 인터뷰를 공유합니다.





👩‍🌾은희: 요즘 어떻게 지내?


🏗️정이: 남자친구가 같은 동네에 살아서 퇴근 후에 만나서 같이 운동하고 데이트도 하고 있어요.




👩‍🌾은희: 운동도 하고 엄청 건강하게 살고 있네. 남자친구는 만난 지 얼마나 됐어?


🏗️정이: 만난 지 한 500일 정도요. 지금은 집에서 강아지랑 같이 사는데 독립할 생각을 하고 있어요. 남자친구랑 동거 얘기가 나와서 일단 그럴 것 같아요.


👩‍🌾은희: 나는 그게 더 좋은 것 같더라.


🏗️정이: 저와 남자친구도 이혼 도장보다는 동거를 끝내는 게 낫지 않겠냐는.



👩‍🌾은희: 살아봐야 뭐가 문제인지 뭐가 안 맞는지 뭐 그런 걸 알잖아. 이제 그런 계획도 세울 나이구나.


🏗️정이: 벌써 그렇게 됐어요.




👩‍🌾은희: 그럼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고 싶은지 얘기해볼까요?


🏗️정이: 지금은 건축업을 하고 있고요. 이곳에서는 경력 잘 쌓아서 기술사 자격증 따서 얼레벌레 노는 게 꿈이긴 해요. 근데 기술사 자격증이 너무 어려워서. 그 외에는 결혼하고 2세 계획을 하는 주부의 삶도 생각하고 있고, 아니면 건축이랑은 상관없이 영상 편집 크리에이터 쪽도 조금 관심이 가고 있어요.


👩‍🌾은희: 그냥 주부로 사는 거는 괜찮겠어?


🏗️정이: 저 약간 로망이긴 해요. 아이 낳아서 잘 키우는 거나 아니면 아이 키우면서 다른 일을 할 수도 있고요.




👩‍🌾은희: 폴짝기금 두 번째도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어땠어?


🏗️정이: 저 너무 좋죠. 선물 같아서요. 선물 받았으니까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해야지. 이런 마음


👩‍🌾은희: 폴짝기금 계획서에 눈썹 문신, 미용실, 두피 케어를 계획했던데 이유를 들어볼까?


🏗️정이: 처음에는 제 돈으로 받아본 건데 되게 시원해서 남자친구한테도 소개를 해줬어요. 둘 다 너무 만족했어요. 그래서 또 하고 싶어요. 선생님도 시간 되시면 한번 해보세요.


👩‍🌾은희: 생각만 해도 시원하다. 그 시간이 힐링이잖아.


🏗️정이: 그래서 이번에는 미용 관련으로 많이 계획하게 된 것 같아요. 근데 지금 조금 고민인 게 이것들을 과연 제가 다 받으러 갈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은희: 왜? 어떤 부분에서?


🏗️정이: 시간 내기가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갑자기 소고기 사 먹은 영수증이 될 수도 있어요. 못 가니 고기나 먹자. 그러면서



👩‍🌾은희: 혹시 소고기로 바뀌게 된다면 미리 연락해서 변경해. 이제 열림터를 퇴소하고 자립해서 좋았던 점과 힘들었던 점을 얘기해보자.


🏗️정이: 나왔을 때 편했던 건 규제가 없어지는 것이었어요. 몇 시까지 들어와야 하고 몇 시면 핸드폰을 내야 하고 저는 그게 조금 힘들었었어요. 사실 일찍 집에 들어오는 건 상관이 없는데 핸드폰을 걷는 게 조금 힘들었었거든요.


👩‍🌾은희: 그때는 더 열악했네. 지금은 자기 전에 걷는데.


🏗️정이: 지금은 그냥 제가 편하게 사니까 그게 좋았었고 단점은 일단 가족들이랑 붙어서 살아야 하는데 어쨌든 저한테는 저희 친오빠가 가해자였잖아요. 근데 당장 열림터에서 살기도 힘들었고 집에서도 힘들었지만 어쨌든 자유가 보장되는 힘듦이 낫겠다 해서 나갔던 터라 친오빠랑 같이 산다는 자체가 좀 힘들었죠.


👩‍🌾은희: 지금은 어때?


🏗️정이: 지금은 사실 약간 해탈이에요. 요즘 부모님이랑도 엄청 싸우고 그것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아요. 그것이 독립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은희: 오빠는?


🏗️정이: 오빠는 제가 집에 다시 들어가서부터 지금까지 살면서 항상 제 눈치를 보거든요. 제 기분이 업되어 있는지 다운되어 있는지 그거에 맞춰서 본인이 행동하고 저랑 부모님이랑 이제 부딪히거나 아니면 일방적으로 제가 막 화가 올라올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오빠가 오히려 부모님을 말리는 상황이 왔죠. 어쨌든 나이를 먹어가면서 오빠가 더 미안해하더라고요. 네가 나 때문에 유년기에 대부분을 망친 것 같다. 약간 그런 마음으로 살아서 그냥.


👩‍🌾은희: 그래. 그게 너한테는 엄청나게 큰 힘이 될 수 있잖아. 아니 속으로야. 뭐 진짜로 미안해하는지 그거는 아무도 알 수 없잖아. 근데 그렇게 눈치라도 보잖아. 그렇지?


🏗️정이: 어른들 말처럼 말이라도 예쁘게 하는.


👩‍🌾은희: 오랜 시간이잖아. 네가 집으로 가고 오랜 시간 이렇게 계속한다는 것은 거짓일 수는 없을 것 같아.


🏗️정이: 거짓이라고 하면 이제 배우 해야죠. 그것마저 없었으면 아마 저는 지금 집에서 나와서 살고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은희: 퇴소한 사람들에게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


🏗️정이: 혼자서 있을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안전한 공간과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면 아마 저도 안 들어가지 않았을까 싶어요.


👩‍🌾은희: 다른 부분에서 최소한 피해자들한테 뭐가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있어?


🏗️정이: 자주 하죠. 약간 상상이죠. 누군가 계속 주는 관심이 조금 더 필요했었을 것 같아요. 연락이 주기적으로 되고 건강 상태는 어떤지 심리 상태 괜찮은지 소통해 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은희: 외롭지 않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거구나. 그 외에 특별히 더해주고 싶은 말이나 생각나는 것 있을까?


🏗️정이: 제가 생각했을 때 입소해서 생활하는 사람 중에 저랑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들이 아마 제일 많을 것 같아요. 20대... 너무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요즘 인스타, SNS에 만화 올리시는 분 중에 저 같은 상황의 사람들이 많아요. 되게 많이 올려요. 그거 다 보고 있는데 달아주는 댓글들을 보면 피해자를 위해서 응원의 한마디를 해 주시거든요. 전 그런 걸로 좀 힐링 받는 편이긴 해요. 요즘은 피해자라고 얘기했을 때 ”네 잘못이야“ 라고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은희: 그렇지 사회적으로 성인지 감수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지.


🏗️정이: 그래서 너무 위축돼 있지 않아도 돼요. 사실 폴짝기금에 대해서 제 직속 사수분에게 말하게 되었어요. 사수분이 그걸 검색해서 저희 사이트까지 다 보셨거든요. 그때 순간적으로 약간 식겁했죠. 그런데 “정이씨가 왜 이런 데서 지원받아”라고 했어요. 그래서 “저 여기 살았어요.” 그랬더니 “사람 사는 게 뭐, 다 그럴 수 있지. 괜찮아.” 그리고 끝이에요. 사실 말해 놓고 저도 좀 쫄았거든요. 저는 이상하게 보는 것도, 동정 어린 시선으로 보는 것도 정말 싫어했거든요. 근데 그냥 그래. 뭐. 그럴 수 있어 빨리 일해. 이게 저는 너무 편했어요. 같은 여성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우리의 잘못이 아니니 위축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은희: 너도 사실은 그런 대화를 하고 나면 마음이 훨씬 더 편하잖아. 거기에 어떤 반응이 올지 신경이 쓰이는 상황인데 그 사람이 특별한 일 아니야 하면서 쿨하게 넘어가 주니까 기분이 많이 좋아지고 편해진 거잖아. 그거 되게 중요하거든.


🏗️정이: 다들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거 알고 생활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요즘 거울 보고 “난 넌 할 수 있어” 이거 하거든요. 진짜 부끄러운데 아침에 양치하다가 진짜 부끄러워하기 전에도 너무 망설이다. “너 너는 예뻐, 할 수 있어, 네 잘못 아니야“ 하는데 그게 의외로 도움이 많이 되고 있어요.


👩‍🌾은희: 잘하고 있네. 정말 멋진 생각을 다 했네.




🏗️정이: 맞아요. 저 폴짝기금 제가 애 낳을 때까지 받고 싶어요.


👩‍🌾은희: 우리도 계속 지원은 하고 싶어. 어떻게 하면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야. 이렇게 폴짝기금도 지원하고 또우리모임도 하니까 또우리들하고도 훨씬 더 가까워지고 좋은 얘기도 많이 듣게 되거든. 생활인 시절에는 말 못 했는데 퇴소하고 나면 이제 얘기할 수 있잖아. 그런 솔직히 얘기를 해주는 게 우리한테는 도움이 되거든. 마지막으로 오늘 인터뷰하면서 생각나는 한 문장 있을까?


🏗️정이: ”데굴데굴 굴러가는 직장인“이요. 맨날 현장에서도 구르거든요.


👩‍🌾은희: 응. 데굴데굴 굴러가는 직장인 좋아. 계속 굴러야지.


🏗️정이: 열심히 굴러야죠. 돈 많이 벌어야죠.


👩‍🌾은희: 그런데 너는 그쪽으로 갈 줄은 정말 몰랐는데


🏗️정이: 건축이요? 저도 사실 몰랐어요. 저도 대학 원서를 넣으면서 ”여기 뭐 되겠어“라는 마음으로 넣은 학교였거든요. 사실 입학하면서도 ”그래. 그냥 대학 생활 친구들 조금 사귀어서 노는 라이프를 즐겨보자“ 했는데 거기서 갑자기 승부욕이 생겨서 열심히 공부하다 보니 눈 떠보니까 취업해 있더라고요.


👩‍🌾은희: 너무 멋있는 일인 것 같아.


🏗️정이: 건축 쪽 일을 하는 거 덕분에 좀 많이 극복한 것 같아요.


👩‍🌾은희: 앞으로도 계속 씩씩하자


🏗️정이: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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