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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비상계엄 1년, 세계인권선언일 가자, 평등으로! 12.10 민중의 행진 개최
  • 2025-12-15
  • 24

12월 10일 세계인권선언일을 맞아〈가자, 평등으로! 12.10 민중의 행진>이 서울 보신각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1년을 돌아보며, 차별과 불평등을 끝내고 사회 전환을 이루기 위한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이날 집회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 노동권 보장, 기후정의와 공공성 강화를 핵심 의제로 더 많은 민주주의와 평등을 요구하는 발언과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들도 이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먼저 투쟁결의문 공유합니다. 

멈추지도, 돌아가지도 않는다

광장의 약속을 향해 함께 가자, 평등으로!



비상계엄, 광장이 승리했다

2024년 12월 3일 밤 10시,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세 시간 뒤인 12월 4일 해제되었으나 계엄의 밤은 끝나지 않았다. 권력을 위해 전쟁을 도발하고, 민주주의와 헌정을 유린한 윤석열과 비호세력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변화를 만든 것은 시민들이다. 우리는 여의도와 광화문, 남태령과 한남동, 전국 곳곳의 광장에서 매일 맞섰다.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혐오가 아니라 평등을, 빈곤과 불평등 해소로 진짜 민주주의를 앞당기자는 목소리로 계엄에 응답했다.


세계인권선언일에 다시 묻는다

오늘 12월 10일은 세계인권선언일이다. 모든 인간은 “자유롭고 존엄하며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고 선언한 77년 전 이상은 파시즘과 전쟁의 야만에 대한 반성속에 만들어졌지만, 지구 곳곳의 전쟁과 착취는 멈추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비상계엄 1년을 맞아 세계인권선언이라는 하나의 출발점에서 다시 질문한다. 존재를 부정하는 평화가 가능한가? 착취를 끝내지 않고 평등을 이룰 수 있는가? 빈곤을 방치한 채 모두의 존엄을 구할 수 있는가? 이윤만을 향해 달려가는 세상에 안전과 정의의 자리가 있는가?


우리는 되돌아가지 않는다

내란 청산은 계엄을 일으킨 윤석열뿐만 아니라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든 토대를 해체하는 일이어야 한다. 사회·경제적 불평등 해소 없이 12월 3일 이전으로만 돌아간다면, 그 세상은 언제든 다시 윤석열을 선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과도한 경쟁, 사회적 고립, 경제적 불안, 박탈감이 연대의 지반을 뒤흔드는 사회에서 여성과 아동, 장애인, 이주민을 표적 삼는 혐오정치가 이들의 무한한 연료가 되고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정의로운 전환 시작하라, 모두의 노동권과 기본권을 보장하는 사회로 나아가자는 우리의 요구는 확산하는 혐오 정치를 끝낼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길이다.


평등을 향한 싸움은 계속되어야 한다

지난 겨울을 기억한다. 소위 사회지도층과 엘리트들이 민주공화국의 약속을 짓밟는 사이, 세상으로부터 제 몫을 얻어본 적 없는 이들은 거리로 나와 세상을 지켰다. 우리는 단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가 아니라 더 많은 민주주의와 평등을 향한 시작점이 되고자 한다. 빈곤과 차별없는 사회, 모두의 안전과 노동권, 공공성을 보장받는 사회, 내가 지킨 민주주의가 나를 지키는 사회로 나아가자던 광장의 꿈은 지지 않았다. 우리가 맞이할 존엄과 평등의 얼굴로 오늘을 살자. 혐오에 지지 않을 당신과 함께, 더 많은 민주주의를 향해. 가자, 평등으로!


2025년 12월 10일

가자, 평등으로! 민중의행진 참가자 일동



추운날씨에 많은 분들이 모였습니다. 첫 발언자로 나선 무지개행동/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박한희 님은 지난 겨울 광장에서 확인한 것은 혐오와 차별을 동력으로 성장한 극우 정치가 민주주의에 얼마나 심각한 위협이 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어 차별금지법 제정은 우리 모두를 위한, 그리고 민생을 살리고 사회 통합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임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동작구아트하우스전세사기피해대책위의 강다영 님은 전세사기 피해 당사자로서 발언에 나섰습니다. 전세사기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공임대 주택 부족과 전세대출 구조, 중개업자/금융기관/정부의 무책임이 얽힌 사회적 재난이라하며, 전세사기특별법 개정과 실질적인 피해 회복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한전KPS 비정규직지회의 김영훈 님은 태안화력 현장에서 반복되고 있는 죽음의 외주화 현실을 언급하며, 정부가 약속했던 재발 방지와 구조 개선이 여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불합리한 구조에 맞선 노동자들의 단결과 투쟁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기후와 환경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의 구중서 님은 수요 없는 공항 건설로 인한 막대한 혈세 낭비, 생태 파괴 문제를 이야기 하며 기존 신공항 건설 위주로 추진되어온 '공항개발합계획'을 '공항관리계획'으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라 하였습니다.  


진보정당 발언에서는 각 정당이 사회 전환의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노동당의 고유미 님은 사회운동과 진보정치가 만들어온 ‘왼쪽의 기준점’을 더 크고 구체적인 대안으로 확장하자고 제안했고, 녹색당의 이상현 님은 송전선로, 반도체 산단, 신공항 등 토건과 자본의 결합을 끊고 “기후정의가 당연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의당의 문정은 님은 세계인권선언일 당일 쿠팡 노동자들이 연행된 사례를 언급하며 노동권 침해를 규탄하는 한편, 내란의 완전한 종식은 사회대개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소수자 권리에 대한 목소리도 이어졌습니다. 한국레즈비언상담소의 루니 님은 광장의 상징이었던 응원봉와 무지개 중 대통령선거 공고물에 무지개가 지워진 걸 목격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정치 현실에서, 성소수자와 여성의 존재가 필요할 때만 활용되고 배제되는 상황을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경주이주노동자센터의 이춘기 님은 단속 과정에서 반복되는 이주노동자의 죽음을 ‘살인 단속’으로 규정하며, 정부와 법무부의 공식 사과와 단속 중단, 제도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홈리스행동의 박용수 님은 민주주의가 흔들릴 때 홈리스 인권 역시 가장 먼저 위협받는다며, 서울역 광장 등 공공공간에서의 배제와 추방에 맞서 모두의 공간을 지키겠다고 했습니다. 


선언문 낭독 후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행진에서 시민 자유발언이 있었습니다. 먼저 시민 당근 님은 차별금지법 부재 속에서 길거리, 학교, 일터 등에서 확산되는 차별과 혐오를 비판하며, 정부와 사회가 시민들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동덕여대 공학전환에 저항하는 재학생은 공학전환 결정 과정의 비민주성을 비판하며 , 학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연대의 필요성을 호소했습니다.


행진 마지막 순서로 4년 째 고공 농성을 이어오는 세종호텔노조의 고진수 님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세종호텔 정리해고 해고자 복직을 위한 301일차 투쟁의 날이라고 했습니다. 오늘은 세계 인권 선언 날이지만, 용산 집무실 앞에서는 한국에서 공부하며 일하던 중 쫓기듯 일터에서 떨어져 사망한 뚜안 양 문제 해결을 위한 농성이 진행 중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쿠팡 본사에서는 한 해 수십 명씩 죽어나가는 노동자들의 문제 해결을 요구하던 노동자들이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지고 연행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세종호텔 역시 10년 전 280명의 정규직이 일하던 곳이었으나, 현재는 정규직이 10분의 1로 줄고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도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으며, 장시간 노동과 최저임금 구조 속에서 자본가들의 주머니만 채우는 구조가 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두 번의 대통령을 끌어내리며 민주주의가 회복되었다고 말하는데, 우리 현장에서 체감되는 민주주의가 과연 존재하는지 물었습니다. 자본주의 체제는 오히려 더 공고해졌으며, 이재명 정부 또한 미국과 글로벌 자본, 국내 재벌에 먼저 손을 내밀며 노동 문제 해결을 말하지만, 노동자들의 몸에 와닿는 해결은 여전히 되돌이표라고 평가했습니다.  차별받는 현장 앞에서는 민주주의가 멈춰 있다고 하며, 모든 차별에 저항하는 동지들이 중심이 되어 더 넓은 동맹으로 진짜 민주주의를 만들고 자본주의 체제에 큰 구멍을 내자고 호소하며, 일터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을 끝까지 이어가겠다고 밝히며 “함께 싸우고 함께 승리하자”는 구호로 발언을 마무리한했습니다. 


이어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의 김혜진 님은 차별금지법 제정, 노동권 보장, 기후정의, 공공성 강화 요구는 서로 분리된 의제가 아니라 자본과 정치의 결탁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서 함께 실현될 수 있다며, 의제 간 연결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집회를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