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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문화운동

성폭력에 맞서기 위해 대안적인 관계, 일상, 실천을 만들어가는 성문화운동을 소개합니다.
[후기] 2025 격월간 북클럽 다불다불 <여자도 군대 가라는 말> 함께 읽다!
  • 2025-09-29
  • 38



[후기] 2025 격월간 북클럽 다불다불 <여자도 군대 가라는 말> 함께 읽다!




9월의 책이었던 여자도 군대 가라는 말은 책 제목이 보여주는 것처럼 여성징병제 논의와 군사주의, 신자유주의, 남성성 사이의 얽힘, “여자도 군대 가라라는 말에서 지워지는 여성 군인의 실재하는 삶을 페미니스트 관점으로 살펴보고 있습니다. 전쟁과 학살을 끊임없이 목격하게 되는 지금의 상황과도 긴밀한 연관을 가집니다.

 

다섯 장으로 이루어진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1장에서는 여성징병제 논란의 연대기를 톺아보고, 2-4장에서는 여군의 역사와 현실을, 5장에서는 성평등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여성징병제 논의를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저자는 여성징병제가 마치 성평등실현에 일조할 것이라고 얘기되지만, 청년 정책의 부재를 덮으려는 정치적 성격이 짙다는 사실을 지적합니다. 책에 대한 간단한 발제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북클럽에서는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들이 마구 펼쳐졌는데요, 몇몇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왜 군대에서 퀴어/트랜스한 몸은 허용되지 않을까? 여성의 몸은 진짜로 취약한가?

국방부에서는 자신들이 인정할 정도로 여군이 많은 데도 성범죄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군형법 추행죄와 고 변희수 하사의 강제전역 사건 등이 보여주듯 퀴어/트랜스한 몸을 허용할 생각조차 없어 보이는 상황입니다. 이는 한편으로 남성 중심의 젠더 질서에 위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남성 아닌 몸을 받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진영 논리에 빠져있는 여성징병제 논의를 넘어서 여자도 가야 한다를 넘어서 왜 군대는 지금의 방식으로 시민을 나누어 징집하는가?’, ‘왜 징집된 이들에게 1등 시민이라는 자질을 부여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자가 군대에 가면 많은 것이 해결될까? ‘군대 문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여성들에게는 군대가 새로운 도전이나 제한된 자신의 선택권을 확장시키는 선택으로, 자존감을 높이고 명예로운 것으로 인식됩니다. 그 안에서 여성임을 내세웠다가 여성성을 지우는 등의 끊임없는 협상이 이루어집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여군은 분명히 존재하고, 지금의 한국 군대의 시스템은 여성을 들어올 수 없게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루어져야 하지만, 동시에 징병제 자체에 대한 질문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페미니즘의 입장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한다면 징병제나 군사주의 자체를 문제시하는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 의식은 제국주의적인 맥락에서 여성과 성평등이 사용된다는 것에서도 이어지는데요. 결국 성평등에 대해서 생각하는 바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구체적인 사례에 적용할 수 있는 프레임으로 만드는 것이 주요한 과제로 남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한국은 군인이 부족한 나라일까? 군인의 머릿수가 중요할까?

20257월 기준 우리나라 군인의 수는 45만인데 정말 군인이 부족한 시대인지, 무인전 시대에 군인의 수가 과연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여러 연구에서는 지금 수준의 군대에서도 규모를 축소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그럼에도 사람을 계속해서 받으려는 징병제부터, 군사기술의 활용에 방식, ‘안보를 어떻게 다르게 상상할 수 있을지 등의 문제 제기와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의 책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의 제목이 단적으로 보여주듯, 전쟁이 끝나도 여성의 몸은 전쟁터일 수밖에 없는데요. ‘전쟁이 끝나야 평화가 온다가 아닌 평화를 실천해야 전쟁이 끝난다로 다시 나아가야 하고, 이때 군대를 어떤 조직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여자 모모님의 소감을 공유하며 후기를 마칠게요!

안녕하세요, 926일 금요일 북클럽 다불다불에 참여했던 모모라고 합니다. 이날은 퇴근 후 허겁지겁 정각에 맞춰 도착했는데 너무 정신이 없었어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여성학이나 사회학에 대해 깊이 아는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처음으로 이런 책모임에 참여하는 거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책모임에 가봤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처음 뵙는 사이였는데도 분위기가 정말 편안했어요. 아마 상담소 후원자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그런지, 뭔가 이미 친한 사람들처럼 공감대가 형성되어 대화가 술술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주변 분들의 생각과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듣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공부가 되었어요. 단순히 책 내용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여러 단면을 함께 고민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발제를 맡아주신 분들 덕분에 책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내용을 정말 친절하고 깔끔하게 정리해 주셔서, 저처럼 배경지식이 부족한 사람에게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그리고 자칫 너무 이론적으로만 느껴질 수 있는 부분들도, 활동가분들이 현장의 목소리를 섞어 직접 이야기해 주시니까 바로 흥미진진해지더라고요. 이론이 현실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이 상담소 첫 방문이었는데, 아직도 그때 먹었던 빵 맛이 잊히지 않아요. (진짜 꿀맛이었어요! ㅎㅎ) 책 내용도 좋았지만, 그 따뜻하고 편안했던 공간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마음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다음 모임에도 꼭 다시 가서 빵도 먹고(?), 좋은 분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귀한 자리 마련해주신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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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음 북클럽도 많은 기대와 참여 부탁드려요!

 

이 후기는 자원활동가 스누게더 승호님이 작성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