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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소식지

[폴짝기금]2026또우리인터뷰④ 시골에 작은 빵집을 차리고 싶어요
  • 2026-10-29
  • 36

폴짝기금은 열림터를 퇴소한 생존자('또우리')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기금입니다.  


올해는 10명의 또우리가 프로젝트에 함께 하고 있어요.


자립의 과정에서 마주하는 경험과 변화하는 마음을 담은 또우리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네 번째 주인공은 당근 입니다.



폴짝기금 또우리 인터뷰 ④시골에 작은 빵집을 차리고 싶어요 


🧙‍♀️신아: 작성해준 내용을 바탕으로 하여 더 구체적으로 요즘 근황을 물어보고 싶어요.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당근: 열림터에서 퇴소하고 나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제 피해에 대해 소문이 났었어서 멀리 가야겠다고 생각해서 저는 00으로, 부모님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었어요. 그쪽에서 졸업을 하고 일했는데 손가락이랑 손목이 많이 안 좋아져서 본가로 다시 와서 회복하고 지내다가 그러고 나서 **로 이사를 하게 되었어요. 잡코리아 보다가 일을 구했고 지금은 2년 정도 햄버거 가게에서 일하고 있어요. 


🧙‍♀️신아: 제빵사에게 손이 얼마나 중요한데 너무 속상했겠어요. 


🥕당근: 일하다가 생기는 상처니까 괜찮았어요. 속상하기보다는 무엇을 해서 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이에요. 계속 그 길로 갔었는데 지금은 못 가게 되어서 다른 일을 해봐야하나 그런 고민이 있어요. 


🧙‍♀️신아: 햄버거 가게에서는 무슨 일을 하고 있어요?


🥕당근: 패티를 굽고 손님 응대도 해요. 지금도 일 할때마다 손목이랑 어깨가 아파서 조만간 그만해야할 것 같아요. 일을 찾는 중이에요. 


🧙‍♀️신아: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있으세요? 


🥕당근: 관심은 음식이나 제빵 쪽인데 제 손목과 손가락이 안 좋다보니까 엄마는 그 일을 하지 말라고 하는 상황이에요.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안되면 사무직이라도 가야죠. 인대가 끊어졌었거든요. 병원을 가보니까 의사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손가락이어서 수술 필요없다고 했는데 통증이 계속 있는 상태에요. 


🧙‍♀️신아: 재활이라도 꾸준히 신경 꼭 쓰기를 바라요. 폴짝기금 사용 계획에 대해 물어보고 싶어요. 왜 이렇게 계획하게 되었나요? 


🥕당근: 원래는 운전면허를 따려고 했었는데 이번에 시간이 나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가 이사를 하면서 지금 있는 직장에서 멀어지게 되어서 차를 사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나가는 돈이 많다 보니 여유자금이 없었어요. 그리고 헬스장을 아는 분에게 양도 받아서 가는데 운동화가 없는 거예요. 운동화를 사야되는데 그것도 거진 10만원 정도여서 너무 비싸서 운동화 구입을 계획에 넣게 되었고요. 저는 지인이랑 가는 여행은 많은데, 혼자만의 여행은 잘 안가게 되어서 이 참에 가보려고 계획을 해보았어요. 


🧙‍♀️신아: 여행은 어디로 가실 계획이에요?


🥕당근: 여행은 **에 가고 싶어요. 당일치기로 바다를 보든지 하게 될 것 같아요. 대학생활 했던 곳이기도 하고 친구들도 있는데 한 7년 정도는 못갔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한번 친구들도 볼 겸 가고 싶어요.


🧙‍♀️신아: 올해는 ‘나에게 의미 있는 사람, 힘이 되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려고 해요. 당근에게 현재 그런 사람이 있을까요? 한 번에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최대한 떠올려봐 주세요. (만약에 ‘사람’ 중에서 생각나지 않는다면 반려동물도 좋아요)  


🥕당근: 27년지기 친구가 생각나요. 어릴 때부터 본 친구에요. 저에게 그런 일이 있고 나서 그 친구에게 이야기를 안 했었는데 마을에 소문이 돌면서 친구가 알게 되었어요. 열림터에서 생활하다가 친구가 저에게 ‘너 없으면 안될거 같아. 힘들어’ 라고 해서 다시 본가 있던 곳으로 갔었거든요. 그 때 친구가 울면서 ‘너가 그런 일 당했었으면 너를 우리 집에 데리고 왔을거야’ 라고 해서.. 지금도 울컥하는데 걔가 없었으면 인생이 달라졌을 거예요. 


🧙‍♀️신아: 그 친구가 없었다면 어땠을 것 같아요?


🥕당근: 아마 사람을 잘 못믿었을 것 같아요. 피해 이후에 사람을 못믿고 신경도 날카롭고 많이 우울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열림터에서 나오지도 않았을 거고 제빵도 안했을 거고 그냥저냥 살다가 가끔 엄마에게 내려가는 정도였을 거예요. 옛날이랑 별반 다를 것 없이요.


나쁜 일이었지만 그것 때문에 제 인생에 친구들도 많이 바뀌게 되고, 친구와 이야기 나눈 후 본가가 있던 곳으로 갔다가 1년 뒤에 다시 저는 이사를 갔는데, 이사 나와서 친구들도 더 좋은 사람도 만나게 되고 저에게는 오히려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사람을 가리게 되었고 좋은 사람 더 만나게 된 분기점이에요. 


🧙‍♀️신아: 열림터 퇴소를 결심하게 된 것도 궁금해요. 


🥕당근: 다른 사람과 지내는 게 처음이고 불안한 거예요. 엄마 곁을 떠나서 여기에 한 달 있었는데 다른 생활인들과 같이 친하게 지내지면서도 텅빈 느낌, 나에게 아무도 없구나 하는 느낌이었어요. 갈팡질팡 하고 그랬었었요. 1달 동안 매일 밖에 있다가 저녁에 들어오고 그랬었는데, 친구와 이야기 나눈 이후에 나는 나가야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년 동안은 남 눈치 안보고 살다가 그러고 바로 대학 원서를 쓰고 진학했죠. 


🧙‍♀️신아: 그 친구가 있어서 다시 동네로 돌아갈 수 있었던 거군요. 그 친구는 어떤 사람인가요? (에피소드가 있다면 같이 이야기 해주어도 좋아요)


🥕당근: 그냥 되게 순수하고 제가 뭐라고 하든지 다 받아주는 친구. 진짜 좋은 친구에요. 


🧙‍♀️신아: 어떤 점에서 의미가 있고 힘이 되나요? 


🥕당근: 제가 뭘 하든지 걔는 제 편이 되어주더라고요. 제가 정말 힘들 때 도움을 내미는 친구. 내가 너무 힘들다고 하면 바로 얼굴 보러 와주고. 금전적으로도 도움을 줄 때도 있고. 


🧙‍♀️신아: 정말 의리가 있는 분이네요. 당근님은 어떤 친구인거 같아요? 당근님도 좋은 친구 아닐까요?


🥕당근: 맞아요. 저도 좋은 친구에요(웃음) 


🧙‍♀️신아: 당근님은 어떤 친구인지 궁금해요.


🥕당근: 저는 걔가 무슨 말을 하든지 해결책 제시해주고 그 친구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으면 걔가 나쁜 놈이라고 하고 나는 네 편이라고 해주는 것 같아요. 


🧙‍♀️신아: 다음 질문이에요. 성폭력 생존자에게 주변 사람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당근: 이런 일을 당했을 때 같이 눈물 흘려주는 친구가 있으니까 버텼던 것 같아요. 그 상황에서 같이 화를 내주고 감정적으로 함께 대해주는 그런 친구가 필요할 것 같아요. 


🧙‍♀️신아: 그 친구가 같이 화내고 울어준 친구이겠어요 (네) 그럼 그렇지 않은 친구도 있었을 것 같아요. 


🥕당근: 그렇지 않은 친구도 있었죠. 부모님께 그 이야기를 듣고나서 모르는 애들한테 야 이거 비밀인데 이런이런 일이 있었대 하면서 소문 내는 친구도 있었고, 그 친구랑은 손절을 이미 했죠. 그리고 이번에 아는 척을 하길래 무시하긴 했는데, 다른 친구들도 있고. 어떤 사람인지 분별하고 친해지는 그런 계기가 되었어요 인생의 분기점. 


🧙‍♀️신아: 아까도 성폭력으로 인해서 주변 사람들이 바뀌었고 그 점에서 잘 된 일 이라고 말씀하셨는데, 그렇게 생각하기 쉽지 않잖아요. 당근님에게는 사건의 의미가 정리가 되어있는 듯해요. 


🥕당근: 나쁘게 생각하면 정말 나쁜일이지만, 그걸 놔버리고 그걸 기점으로 변하면 되는거니까 너무 그렇게 생각은 안했던 것 같아요. 일이 일어난지는 거진 10년이 다 되어가니까 더이상은 나쁘게는 생각이 안들더라고요. 


🧙‍♀️신아: 시간이 10년이 흐른 것도 있지만 의식적인 노력도 있었을까요?


🥕당근: 처음에는 사람을 되게 나쁘게 봤었고 아 얘도 이런 소문을 아니까 나에 대해서 막대하겠지 하면서 저 자신도 막대했었던 그런 시간이 있었어요. 그런데 어짜피 이미 지나간 일이고 그 사람도 벌 받고 있고 떠날 사람들은 다 떠나갔으니 계속 안고만 있다가는 제가 정말 이상하게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저를 놔버리면 정말 쓰레기가 될 거 같은거예요 인생 막 살고. 엄마가 자책도 있으셨는데 그걸 보니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신아: 당근님 주위에 그 친구도 있었지만 엄마도 있네요. 나에게 소중한 엄마가 자책하는 모습을 보고 성장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셨네요. 


🥕당근: 맞아요. 이런 이야기를 갑자기 너무 한 것 같네요. 이렇게 물어봐준 사람도 없었고 답을 해본 적도 없었어요. 이런 일이 있었어 라고 하면서 지나가듯이 말한 적은 많은데 이렇게 자세하게는 안 이야기 했죠. 


🧙‍♀️신아: 괜찮으세요? 한 숨 돌리고 나머지 이야기를 해볼까요? 


🥕당근: 살짝 울렁울렁 하기도 한데 잊혀져야 할 일이니까요. 


🧙‍♀️신아: 당근님은 어떤 빵을 제일 잘 만드세요?


🥕당근: 레시피만 있으면 다 만들 수 있어요. 


🧙‍♀️신아: 나중에 본인의 매장을 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당근: 네 소소하게 작게 하면서 시골마을 가서 살고 싶어요. 


🧙‍♀️신아: 가게를 차리고 나면 열림터에 한번 알려주세요. 


🥕당근: 너무 멀어서 오실 수 있을까요? 


🧙‍♀️신아: 택배 주문이라도 하면 되죠. 성폭력 생존자들의 자립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요? 사회적 시스템이나 제도나 문화 등등.


🥕당근: 열림터 같은 주거공간이나 휴식의 공간이 있으면 좋곘어요. 그거랑 성인들 같은 경우에는 따로 나와서 일자리를 새로 찾거나 하는 그런게 좋을 것 같아요. 


🧙‍♀️신아: 마지막으로 열림터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당근: 제가 열림터에 왔을 때 19살이었을 거예요. 그 당시에 지원센터가 있다고 상담원이 알려줘서 여기에 오게 되었는데 한 달 있었지만 거기에 있어서 제가 뭘해야 되는지를 알았던 것 같아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요. 그때 그 시간이 없었으면 계속 동네에 계속 살았을거 같아요. 제가 동네를 떠나 살면서 혼자서 다른 곳에 살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하고 덤덤해지는 게 있었어요. 기회를 주신 분께 감사하죠. 저도 시간이 많이 흘렀잖아요. 그 당시 같이 있었던 분들이 뭐하는지 궁금하긴 해요.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그동안 어떻게 살았을까 그 분들은. 


🧙‍♀️신아: 또우리모임에서 만날 수도 있을 지도요! 또같이 폴짝기금 인터뷰를 찾아보셔도 좋아요. 시간 될 때 편하게 오시면 좋겠어요. 


🥕당근: 그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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