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소식지
안녕하세요. 봄눈별 활동가 입니다.
벌써 9월입니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걸 보니, 정말 가을이 오고 있나 봅니다. 볕은 여전히 따뜻하지만 한여름의 뜨거움은 조금 누그러졌고, 하늘도 한층 높고 청명해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볕이 좋고 하늘이 맑은 오늘, 저는 열림터에서 숙직 중입니다.
생활인 A는 오전부터 부지런히 외출을 했습니다. 마라상궈를 먹고 카페에 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배탈이 자주 나는 A에게 “또 그렇게 자극적인 걸 먹어?” 하며 잔소리를 한마디 보탰지만, A는 별로 개의치 않는 눈치입니다. 먹고 싶은 건 먹어야 한다는 듯 꿋꿋하게 나서는 모습을 보며 결국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오늘은 부디 배탈 없이 맛있는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길 바라봅니다.
생활인 B는 출근을 했습니다. 아침에 아직 잠이 덜 깬 얼굴로 와서는 늦었다며 얼른 나가야 한다고 합니다. 제대로 이야기를 나눌 틈도 없이 짧게 인사만 하고 서둘러 출근하는 B를 보냈습니다. 저녁에 퇴근하고 돌아오면 그때는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지요.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별일은 없었는지 물어봐야겠습니다.
생활인 C는 교회에 갔습니다. 매주 일요일이면 빠지지 않고 교회에 가는 C를 보면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요일 아침이면 누구나 이불 속에서 조금 더 뒹굴고 싶을 텐데 말이에요.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상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도 꽤 큰 힘이 필요한 일이니까요.
그리고 다른 생활인들은…… 아직 소식이 없습니다.
지금 시각은 오전 11시 20분경. 아마 방에서 달콤한 늦잠을 자고 있거나, 침대에 누워 느긋한 일요일 오전을 보내고 있겠지요. 조용한 걸 보니 아직은 깨울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후가 되면 하나둘 “오늘 뭐 해요?”, “배고파요”, “저 오늘 어디 갔다 올 건데요” 하며 쫑알쫑알 각자의 소식을 들고 찾아오겠지요.
저는 모처럼 여유롭게 열림터를 누비고 있습니다. 밀린 업무도 하나씩 처리하고, 중간중간 생활인들의 기척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평소에는 이런저런 일들로 분주하게 흘러가는 공간인데, 일요일 오전의 열림터는 조금 다른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방에서 쉬는 사람, 일하러 간 사람, 약속을 찾아 외출한 사람, 자신만의 일요일을 보내러 나간 사람.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곧 점심시간입니다.
조용했던 열림터에도 슬슬 인기척이 들려오지 않을까요.
조금 있으면 누군가 빼꼼 나타날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이 잠깐의 고요를 누리며, 밀린 업무를 조금 더 해보려고 합니다.
9월의 어느 맑은 일요일, 열림터의 오전은 이렇게 천천히 흘러가고 있습니다.
열림터 활동가 봄눈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