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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말-아동성폭력 관련 정부대책의 맹점들
  • 나눔터 편집팀
기획특집

아동성폭력 관련 정부대책의 맹점들

⊙ 나눔터 편집팀

기억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작년 여름 발간된 나눔터 60호는 ‘아동성폭력 근절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라는 기획특집을 마련하였고, 우리 사회의 성별 이중규범과 강간 문화에 대한 도전, ‘사법실패’에 처한 현실 진단 및 종합적 대책의 필요성, 지역 공동체 차원의 대응 등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나눔터는 1년 만에 다시 동일한 기획을 준비합니다.

올해 9월, 언론이 보도한 아동성폭력 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아동성폭력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사건의 잔학성에 분노하였고, 정부의 아동성폭력 피해자 지원대책 및 가해자 처벌강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자 정부는 서둘러 아동성폭력의 재발 방지를 위한 정부종합대책을 내놓았습니다. 특정 사건이 이슈화될 때마다 사후약방문식의 대책들을 발표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금번 또한 그러했습니다. 정부의 성폭력 관련 대책은 언제나 사건 이후에 시급하게 마련되고, 공분을 안심시킵니다. 그리고 금세 잊혀집니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많이 목격했습니다.

가해자의 강경처벌을 요구하는 여론이 강한 가운데, 양형기준의 상향조정 및 화학적 거세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립니다. 그러나 성폭력 범죄의 신고율이 10% 미만이며 실제 처벌율도 낮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처벌기준의 강화보다는 처벌범위의 확대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 검증 단계에 있는 화학적 거세의 실효성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정부의 대책을 검토하며 이번 나눔터 기획특집에서는 아동성폭력 관련 정부대책의 맹점들에 대한 글들을 마련하였습니다. 우리 상담소 자문위원 이경환 변호사는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정부의 엄벌주의 정책을 비판, 대안을 제안하며 前 상근활동가이자 자문위원 정유석 님은 ‘화학적 거세’의 실효성에 관한 국외 동향을 분석합니다. 또한 이윤상 소장은 정부의 피해자 지원책이 가지는 한계를 지적하고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합니다.

정부대책에 대한 비판과 제언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성폭력에 관한 우리 사회의 인식과 성문화를 성찰해야 함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덧붙입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과 문화가 변화해야 보다 성인지적 관점에 입각한 대책과 제도가 고려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나눔터와 함께 여전히 유효한 지난 60호 나눔터를 읽으며 나의 일상과 나의 변화에 대해서도 고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에야 말로 아동성폭력 문제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호 나눔터는 한국성폭력상담소 홈페이지 http://sisters.or.kr 에서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