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시작되며 회원소식지 나눔터에는 비대면 시대의 여러 고충과 단면을 담은 글이 실렸습니다. 상담업무의 특성상 반드시 전화를 받아야 하는 활동가, 민감정보 외부 반출이 어려워 불가피하게 사무실에 출근해야 하는 활동가 등 저마다의 제약 때문에 재택근무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그때마다 언급되는 말이 있었습니다. '회원 관리 업무와 홍보물 제작 등 온라인 기반의 업무가 많은 모 활동가는 재택근무에 잘 적응했습니다'라고요. 그 활동가가 누구냐고요? 네, 그렇습니다. (구)사무국-성문화운동팀, (현)회원홍보팀 활동가. 바로 저입니다.
제가 담당하는 업무는 인터넷만 연결된 곳이라면 어디서든 수행할 수 있습니다. 회원 관리 프로그램은 온라인 기반 프로그램이라 아이디/비밀번호만 까먹지 않으면 어디서든 접속 가능하고, 상담소가 사용하는 디자인 툴도 집에서 충분히 이용 가능합니다. 그치만 제가 이 주제로 글을 쓰게 된 데에는 그것보다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제가 상담소에서 그나마 '스마트'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비영리 단체에서 일한다고 하면 아주 전통적인 방식으로 일한다고 상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페이퍼워크가 많고, 컴퓨터로 사용하는 툴은 한글과 엑셀 정도이며, 그마저도 제 기능의 절반도 채 사용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놀랍게도, 비영리 영역 역시 스마트워크를 도입한 곳이 꽤 많답니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제가 '스마트'하게 일하는 것처럼, 상담소 역시 스마트워크의 기반을 다지는 시기를 보냈습니다.
사실 저는 코로나 시기를 맞아 스마트해졌다기보다는, 원래 모든 업무를 온라인화하는 방식이 익숙한 사람에 가깝습니다. 개인 노트북이 생겼을 때부터 노트북과 스마트폰을 넘나드는 투두리스트 앱을 찾아 헤맸고 구글 드라이브로 모든 문서를 관리했어요. 사무실에 제 자리가 생겼을 때 제일 먼저 한 일도 구글 드라이브 동기화 기능으로 각종 문서/작업물을 어디서든 접근 가능하게 한 것이었습니다.
업무 환경을 온라인으로 세팅하고 마주한 코로나19의 비대면 물결은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습니다. 전화 소통이 상시적으로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은 조금 불편했지만, 대안적 요소들을 열심히 찾아가며 고군분투했던 것 같아요. 메일 소통에 공을 들인다거나, 전화를 자주 하지 못하더라도 바로 반응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후원 관리 프로그램을 메시지 자동화와 접근환경이 좋은 것으로 바꾸는 등 이것저것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전 세계적 감염병의 유행으로, 개인 업무뿐만 아니라 상담소 전체적으로도 온라인화가 필요한 타이밍이 되었습니다. 온라인화의 물결은 사람의 의지가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천재지변의 영향으로 갑작스럽게 오더라고요. 상담소 스마트워크의 일환으로, 대면 업무와 비대면 업무를 번갈아 가며 하게 되는 유동적인 상황에 적응도 하고 상담소 활동가들의 일정을 기록 가능한 형태로 남길 겸 구글 G-Suite를 조금 더 잘 사용해보자는 작은 목표를 설정하게 됩니다. 비영리단체를 위한 IT기업들의 지원 사업이 잘 되어있어서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구글 캘린더로 팀별 일정을 입력하고, 그 일정에 참여하는 활동가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일 중요한 변화는, 이전에는 탁상달력 하나에 예약하려는 공간을 수기로 적어야 해서 외부 일정을 하다 급히 상담소 공간을 수배해야 하는 경우 다른 사람에게 일일이 부탁해야 했었는데, 이제는 간편하게 구글 캘린더로 회의 공간까지 예약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어디서든 볼 수 있으니 공간 예약이 겹치는 사고도 방지할 수 있고, 이 일정에 참여한 활동가가 누구인지 직접 물어보지 않고도 확인할 수 있어 특정 시기에 상담소가 주력한 활동을 모아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답니다.
올해부터 함께 팀 활동을 하는 동료가 생기고부터는 팀 업무에도 구글 G-Suite를 도입했습니다. 각종 회의 안건지와 공유해야 하는 문서 작성은 구글 작성을 원칙으로 하고, 개인 업무 일정(회의 등 공유가 필요한 내용에 한해서요)이나 휴가 일정을 캘린더로 공유하고, 업무 파일은 공유드라이브로 접근성의 문턱을 낮추었습니다. 전체 사업 일정이나 개인 업무 관리는 노션으로 하고 있어요. 지리산 작은변화지원센터의 '워크스테이' 시범사업에도 지원해서 우리가 구축한 스마트워크 시스템이 외부 환경에서도 잘 작동하는지 돌아볼 계획이랍니다.1
거리두기 단계가 완전히 없어지면서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합니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고, 우리의 환경을 영영 바꿔놓기도 했어요. 대표적인 예시가 온라인 토론회나 스마트워크이지 않나 싶습니다. 온라인 공간의 확장이 물리적 제약을 뛰어넘는 기회가 되면서 상담소의 일상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바뀐 일상이 상담소에 잘 안착하도록 '스마트 담당'으로서 힘내 보겠습니다. 여러분도 상담소의 새로운 시도를 응원해주세요!
1 원고 작성 이후, 해당 사업에 참여자로 선정되어 지리산에 다녀왔습니다. 홈페이지와 블로그에서 참여 후기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