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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소 OLD & NEW_후원회원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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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①
상담소 OLD & NEW_후원회원 편

후원회원 당고와 희정을 만나다

인터뷰이_12년차 후원회원 당고님 & 불꽃같은 신입회원 희정님
인터뷰·정리_레드_나눔터기자단

“생동감 넘치는 푸르른 스물다섯”
한국성폭력상담소에는 많은 후원회원분들이 계십니다.
이번 나눔터에는 상담소의 오랜 후원회원이신 당고님과
최근에 후원을 시작하신 희정님의 인터뷰를 싣습니다.
두 분을 각기 다른 시간, 장소에서 만났는데,
신기하게도 비슷한 이야기들을 나누어 주셔서 재미있었습니다.
지금부터 두 회원님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어떤 계기로 한국성폭력상담소를 알게 되셨고, 어떻게 후원과 함께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함께 하시게 되었나요?

당고 _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 2년 정도 지나 일에 익숙해지니까 회사와 집만 왔다 갔다 하는 생활이 조금은 허무하게 느껴졌어요.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어 단체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우연히 상담소의 회원 소모임을 알게 되어 후원회원 가입과 함께 바로 활동을 시작했어요. 치유 소모임, 문화 체험 소모임, 소설 읽기 소모임 등 소모임 활동을 하다 보니 점차 상담소라는 공간과 친해졌죠. 2년 정도 소모임 활동을 하다 성폭력 전문 상담원 교육을 이수한 뒤에는 3년간 상담원으로 자원활동을 했고,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 기획단, 인권교육과 성교육을 결합한 인권감수성교실 기획단 등에도 참여했죠. 20년간 성폭력 사건을 지원해 온 상담소의 노하우를 담은 성폭력 사건 해결 가이드북 『보통의 경험』에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고요.

인터뷰 중인 당고와 레드
인터뷰 중인 당고와 레드

희정 _ 고등학교 때 학교로 상담소의 활동가 분이 오셔서 강연을 해주신 것을 통해 처음 상담소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노동당 활동을 하며 파이(부설 연구소 울림 책임연구원)와의 인연으로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결정적으로 후원회원이 된 결정적인 계기는 상담소의 자기방어훈련에 참여했던 것이었습니다. 저 자신을 “씩씩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자기방어훈련을 하며 제가 모르고 있던 제 자신을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죽어있던’ 나의 몸을 깨워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가입 후에는 ‘상담소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주체가 될 수 있구나’라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상담소와 함께 발걸음을 맞춰 오시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을 떠올린다면 어떤 일일까요?

당고 _ 제5회 성폭력생존자말하기대회 ‘언중유희: 이리 오너라 씹고 놀자’ 기획단으로 참여했던 게 가장 기억에 남네요. 기획단과 참여자들이 함께 모여 사이코 드라마 작업도 하고 다이어리도 만들고 아티스트들과 함께 노래를 만들어 상상마당에서 공연까지 했는데, 많은 감정이 제 몸을 통과했지만 마지막까지 머무른 건 ‘때론 한없이 약해 보일지라도 결국 모든 생존자는 이 사회의 통념과 달리 무척 강하다’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상담소에 대한 생각할 때 아쉬운 점이나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희정 _ 아쉬운 점은 없어요. 다만 상담소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에 대해 홍보를 많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또 피해자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전문적인 소양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교육을 많이 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아. 그리고 상담소에 더 많은 상근활동가들이 활동해서 활동가들의 과중한 업무가 많이 줄었으면 좋겠어요.

당고 _ 상담소에서 정말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그 활동들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는 점이 아쉬워요. 최근에 단체들마다 SNS 홍보에 나서고 있는데, 상담소의 활동이 때로 다른 단체들만큼 부각이 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죠. 또 한국 사회에 성폭력과 관련된 이슈가 너무 많다 보니 활동가들의 업무가 과중해질까 봐 걱정이에요. 후원회비가 더 많이 모여서(웃음) 인력도 늘어나고 활동가들에게 자기 충전의 시간이 좀 더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요즘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이슈는 어떤 것인가요?

당고 _ 강남역 10번 출구 살인 사건 이후로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성혐오 현상과 폭력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에서도 이와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고요. 페미니즘 서적을 사서 보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출판계 종사자로서 반가운 현상입니다. 우리 사회가 여성혐오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도 최근 들어 페미니스트로서 제 안의 여성혐오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희정
희정

희정 _ 저는 지금 <조각보>라는 단체에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코리안 디아스포라 여성들(고려인, 중국 동포, 북한 출신 이주자 등)이 우리나라에서 평화와 통일의 주체로서 성장하도록 돕는 일을 하는 곳입니다. 상근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힘이 들기도 하지만, 뜻 깊은 일을 하고 있다 생각해요. <조각보> 활동과는 별개로, 올해 3월에 ‘여자들도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불꽃여자농구팀”을 결성했어요. 남자들만 가득한 대학교의 농구장에서 여자들끼리 신나게 몸을 움직이는 경험이 참 좋아서 여전히 계속 함께 하고 있어요. 그리고 함께하는 친구들과 함께 <불꽃페미액션>이라는 단체를 직접 만들어 다양한 여성주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답니다. 강남역 사건이 터진 후에는 서초경찰청과 대검찰청 등지에서 수회의 기자회견을 했고, 달빛시위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계속해서 활동이 진화하고 있으니, 상담소에서도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나에게 한국성폭력상담소란?

희정 _ 상담소는 언제나 든든한, 저에게 “항상 열려 있는 곳”이라는 느낌이에요.

당고 _ 최.애.단체입니다. 최고로 애정하는……!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한국성폭력상담소, 사랑합니다.♡

레드의 에필로그

나눔터를 위해 귀한 시간을 내어주신 두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상담소 뿐 아니라 여성들의 삶에 대한 고민을 갖고 계신 두 분을 만나고 저 스스로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인생의 멘토같은 당고님이 해주신 이야기로 저의 마음을 대신 전하고자 합니다.

“‘당신은 당신 모자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어요. 의미 있다고 평가받는 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그 수렁에 빠질 수 있죠. 자꾸 자기를 갈아 넣게 되는 것이 그런 지점인 것 같아요. 일과 분리되지 않고 그 안에 매몰되는 거죠. 좋은 의도로 활동하던 사람들도 피해생존자지원이 잘 되지 않거나 상담이 잘 되지 않고 하는 부분들에 버거워 하는 모습들을 보아왔어요. 내가 못한 것 같고, 좋은 일을 잘 해야 하는데 하는 부담감을 많이 가지다보면 상처받고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어렵게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