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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역량강화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일상회복과 치유를 위한 역량강화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후기] 🎬영화 <착지연습> 상영회 + GV
  • 2026-09-30
  • 140

9월 4일 금요일 저녁 홍대 인디스페이스에서 영화 <착지연습> 상영회와 GV가 진행되었습니다. 시작 시간 전부터 두근두근(!!) 어떤 분들이 상영회에 함께 하실까 궁금해 하며 영화관 로비를 정돈했습니다. 



(사진 설명: 활동가가 영화 <착지연습> 포스터를 부착하고 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올해 여성주의 집단상담을 “상-여자의착지술”과 같이 진행했습니다. <착지연습은> “상-여자의착지술”의 구성원들이 예술 치유 프로그램을 만들며 좌충우돌하고 나아간 기록이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이들은 예술계 미투 이후 피해생존자와 연대자의 회복을 고민하며 움직임과 예술등을 기반으로 한 집단 프로그램을 고안했다고 해요.

상영 시간에 가까워지니 참여 신청하셨던 분들이 하나 둘 오시기 시작했어요.


(사진 설명: 행사 참여자와 활동가가 신청자 명단을 확인 중이다.)

금요일 저녁 귀한 걸음을 내어 주신 참여자분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습니다.


(사진 설명: 활동가 두 명이 참여자를 기다리고 있다. 활동가 한 명은 두 손을 들고 활짝 웃으며 참여자를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영화 <착지연습> 상영 후 GV가 이어졌어요. GV는 여성주의상담팀의 부리 활동가가 사회를 보았고, 패널로는 이 영화의 감독이자 “상-여자의착지술” 구성원이기도 한 마민지님, “상-여자의착지술” 구성원이자 미술 작가인 자청님, 오보이스트이자 작가로 활동 중이고 이번 여성주의 집단상담에 참여하시기도 한 은하선님과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윤남 선생님과 이명진 선생님께서 수어 동시통역을 진행해 주셨습니다.


(사진 설명: 세 명의 패널과 한 명의 사회, 그리고 두 명의 수어 통역사가 영화 GV를 진행하고 있다.)

GV 내용 일부를 발췌해서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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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셨는데, 왜 영화를 찍게 되었나요? 처음부터 개봉을 생각하고 영화를 만들었나요?"

마민지: “답변에 앞서 개인적으로는 한국성폭력상담소 생존자 자조모임인 <작은말하기> 에 참여했던 적이 있어요. 그래서인지 이번에 이렇게 집단상담에 강사로 참여하고, 제가 만든 영화로 상영회도 하고 GV도 하고 있는 게 참 신기하네요. (...) 처음부터 개봉을 생각하고 만들진 않았어요. 그런데 최근에 성폭력을 경험한 분들의 부고 소식이 많이 있었잖아요. 그래서 팀에서 논의를 여러 번 한 끝에 '영화가 이런 시기에 말할 수 있는 것들이 있으니까 개봉을 시도해보자' 이렇게 되었던 거예요."

사전 질문: "성폭력 경험이 있는 당사자와 촬영하면서 특별히 더 유의했던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마민지: "일단은 피해 사실을 재현하지 않으려고 했고요. 그리고 영화를 찍으면서 특별히 주의했던 건, 영화에 등장하는 분들이 아무래도 촬영에 민감할 수 있다보니 촬영에 더욱 세세하게 동의를 구했던 것이 있어요. 예를 들면 얼굴 없이 뒷모습 나오는 건 괜찮아요, 혹은 저는 다 모자이크 해주세요, 아니면 저는 목소리만 나왔으면 해요, 하는 식의 요청들이 있었는데요, 그런 요청을 반영해서 촬영하고 편집했습니다."

부리: "집단 상담할 때에 트라우마 반응이 올라오면 억지로 프로그램을 다 수행하지 않아도 되고, 그냥 같은 공간에 쉬면서 있어도 되는 식의 장치를 마련했잖아요. 프로그램을 함께 수행하지 않더라도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왜 그런 고민을 했던 건가요?"

자청: "프로그램 내용을 같이 하지 않아도 물리적으로 이곳에 함께 한다는 '연결감'을 경험하는 게 중요하고, 내가 힘들다면 같은 공간에 대기만 할 수 있다는 선택권을 주는 것이 매우 필요한 것이라고 자문을 받았어요. 성폭력은 내 몸에 대한 나의 선택권이 박탈당하는 경험이잖아요. 그래서 이곳은 '기다려 주는 곳',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이 되었으면 했고요. 일단 나와서 앉아만 있어도 의미가 있는 거지요"

부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는 <작은말하기>라는 성폭력 피해생존자 자조모임을 운영하고, 종종 <말하기대회>를 열어서 대중 앞에서 생존자가 나의 성폭력 경험을 발화하기도 합니다. 은하선님도 본인이 겪은 일을 대중에 알린 경험이 있으신데, 그때 만약 말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때의 "말하기"가 지금의 은하선에게 어떻게 말을 걸고 있나요?"

은하선: "처음에 제가 제 경험을 말했을 때에는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어요. 클래식 음악계가 워낙 보수적이라서 음악 선생이 저지른 일을 말하는 저에게 제대로 귀기울여 주지 않은 거죠. 그런데 이후에 책도 쓰고 방송도 하면서 본의 아니게 유명해졌어요. 그 때는 많은 사람들이 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더라고요. 제가 유명해진 이유도 있지만, 당시 미투 시기여서 사회적 분위기도 피해생존자의 이야기를 많이들 진지하게 듣는 흐름이었거든요. 많은 분들이 오래도록 자신의 피해 경험을 세상에 이야기해 오신 덕에 저도 말할 수 있던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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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참여자 현장 질문과 패널의 답변과 함께 이번 후기를 마무리할게요. 

참여자 현장 질문: "저는 계속 제가 착지 "연습"만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언제쯤 연습이 아닌 "착지"를 할 수 있을까요?"

은하선: "인생이... 그렇다! (웃음) 저도 매일 넘어지고 고꾸라지고, 그러다가 일어서고 그래요. 어떤 날은 바로 일어나기 정말 힘들기도 하고요. 불공평하고 힘든 것이 인생이고 세상인 것 같기도 해요. 근데 그것에 매이면 너무 힘들고 살기 어렵잖아요. 때로는 이런 것을 그냥 받아들이는 게 필요하기도 한 거죠."

자청: "안전한 지대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착지"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니까요.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동료를 찾아서 조금씩 안전한 지대를 넓혀 가시면 좋겠어요."

마민지: "저희(상-여자의착지술) 약속문에 '각자 다른 정도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기여하고 있음을 기억하기'라는 내용이 있어요. 회복의 능선에서 각자가 가고 있는 속도는 우리 모두 달라요. 조바심이 나기도 하겠지만, 내 속도와 힘을 믿어야 하지 않을까요. 필요할 때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중요해요"

부리:  "이런 일이 나에게 아예 없었다면 좋았을 거예요. 그렇지만 지금은 그런 일을 겪은 나 자신과 내 마음을 그냥 받아 주셨으면 해요. 지금은 나에게 마음껏 애도하고 슬퍼하는 게 필요한 시간인 거예요. 너무 아플 땐 주변에 누가 있는지 잘 안 보여요. 그런데 있어요, 내 곁에 사람이든 동물이든 자연물이든 혹은 내가 좋아하는 무엇인가든 나에게 힘 주는 무언가 누군가가 있어요. 그걸 꼭 붙잡고 너무 자신을 몰아 붙이지 않으면 좋겠어요. 오늘 여기에 오신 것처럼 내 마음 나눌 곳 나눌 사람을 찾아 보세요. 잘 하고 있어요."




- 이번 후기는 여성주의상담팀의 부리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