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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 변화

성폭력 및 여성 인권 관련 법과 제도를 감시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법 제·개정 운동을 소개합니다.
[후기] 성폭력 조직 내 해결이 사법화 될 때 - 대학/직장 내 성폭력편!
  • 2026-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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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성폭력상담소는 학교, 직장과 같은 조직에서의 비사법적 사건해결절차가 사법화되는 경향에 대한 여러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녀고용평등법상 ‘직장내성희롱’의 정의는 형법이나 성폭력특별법상의 성폭력보다 훨씬 포괄적임에도 형사절차와 같은 ‘객관성’의 입증을 요구할때, 피신고인(행위자, 가해자)가 변호사를 선임하여 피해자가 불안에 떨 때, 인권센터나 직장의 징계절차에 대해 가해자가 행정소송이나 민사소송을 제기할때 상담소는 조직 내 사건해결의 사법화를 체감합니다.


이러한 고민을 심도 깊게 나누기 위해 이번 간담회를 준비하게 되었는데요, 7월28일(화)에 진행된 ‘대학/직장 내 성폭력’편의 후기를 나눕니다. 두번째 간담회는 현장의 고충을 나누고 상황을 진단하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를 하지 않았음에도 37명의 신청자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많은 유관기관의 전문가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사건해결의 현장에 있는 세 분의 발제가 먼저 진행되었습니다. 


김세정 노무사는(노무법인 돌꽃 , 직장갑질 119스탭)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의 처리 절차에 법률전문가가 적극적으로 개입된 현실에 대해서 설명해주었습니다. 


회사, 피신고인, 신고인으로 나누어서 법률전문가(변호사)들이 사건해결에 개입하게 된 맥락들을 이야기하였습니다. 회사는 ‘객관적’ 조사 의무 이행을 위해서라고 말하며 법률전문가에게 사건해결(조사, 심의, 징계) 등을 외주하게 되고, 회사에서 법률전문가를 부르면 신고인과 피신고인들도 법률전문가에게 상담을 받거나 대리를 요청하게 되는 것입니다. 


김세정 노무사는 최근 변호사 시장에서 특히 ‘직장 내 괴롭힘’이 하나의 시장이 되었고, 대형 로펌에서 관련 판정판례 모음집을 발간하거나 연구소를 설립하며 ‘장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객관의 탈을 쓰고 지나친 엄밀성을 요구하거나, 피신고인과 신고인들에게 ‘사내조사 대응 + 노동청 진정 + (기타등등)’ 을 지나친 고액으로 패키지로 판매한다는 것입니다. 


김현주 인천여성노동자회 상담소장은 실제 현장의 사례들을 기반으로 이러한 사법화 경향의 문제점들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사내 절차에서부터 피신고인(행위자, 가해자)가 무고죄를 들먹이기도 하고 직장 내 성폭력과 관련한 손해배상소송에서 배상을 인정받았으나, 오히려 소송비용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한편 대학 인권센터(성평등센터)의 고충상담원으로 온 A님은 코로니19이후 피신고인의 법률대리인 선임이 높아졌는데, 이것이 오히려 사건해결의 장벽이 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가해자의 사과와 조정으로 마무리 할 수 있음에도 무리하게 절차가 진행되고, 학교로서도 ‘리크스’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대학의 고등교육을 ‘교육서비스’로 여겨지는 풍토 속에서 인권센터를 통한 사건해결 절차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주었습니다. 때문에 대학 내 성폭력 사건처리를 담당하는 상담사들은 전문성을 쌓지 못하고 소진되고 현장을 떠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직 내 성평등한 문화를 위한 이야기들은 사라지고, 법의 언어, 객관성과 같은 언어들로 채워지는 현실 속에서 공동체의 책임감 함양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를 고민하게 합니다.


플로어 토론에서도 관련하여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고갔습니다. 인권센터의 상담사, 공공기관 내 사건처리 관련 업무 담당자, 활동가, 공익활동 변호사 등 다양한 분들이 사법화 현상과 현장에서의 사건해결에서의 어려움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 중 저에게 인상깊었던 것은 “‘가해자의 진심어린 사과’가 가능할까?”라는 플로어의 질문이었습니다. 고충상담원인 A님이 ‘피해자들은 여전히 진심어린 사과’를 원한다고 이야기 하였는데, 이것에 대해 플로어에서 공익변호사로 활동하는 한분이 대학에서 페미니즘, 반성폭력 활동을 하며 사과와 반성을 받기 위해 노력했으나, 변호사가 되고 현실에서는 법적 절차를 통한 가해자의 사과와 인정이 너무 어렵다는 것을 피해자들에게 이야기 하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공동체적 해결, 사과와 반성이 가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라는 질문은 저에게 오랫동안 남았습니다.


간담회의 말미에서 발제자 분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사법화 해결을 위한 단초가 될만한 것들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피해자에게 불이익이 없는 직장 내 조직문화,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조직 차원의 훈련, 불인정되는 사람들도 보호조치를 받거나 대책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하고, 약식조사와 조정의 좋은 사례들도 공유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현장의 고민을 잘 정리하여 더 나은 사건해결을 위해!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위해! 상담소는 다음 사업으로 돌아오겠습니다. We will be back. 


- 이 후기는 여성주의상담팀의 호랑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