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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 변화

성폭력 및 여성 인권 관련 법과 제도를 감시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법 제·개정 운동을 소개합니다.
[공동성명/논평] 성평등과 인권 관점은 대법관의 필수 요건이다 : 대법관 후임 후보추천에 대하여
  • 2026-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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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퇴임 예정인 이흥구 대법관 후임 최종 후보군이 8월 초에 추려질 예정이다. 헌법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사법권을 위임받은 법관은 국민의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를 지니고 있다. 특히, 대법원은 상고 사건, 재항고 사건을 최종적으로 심리하고 판결하는 최고법원으로서 대법원의 판례가 이후 하급심에 전반적인 판결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대법관의 인적 구성과 특성, 출신 배경은 우리 사회를 충분히 대표할 수 있을 만큼 다양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13명의 대법관 중 여성은 오경미, 신숙희, 이숙연 3명으로 비율이 23%에 그치고 있고 사법 역사상 여성 대법원장은 단 한 명도 배출되지 않았다. 현재 진행 중인 대법관 추천 심사에 동의한 피천거인 28명 중에도 여성은 단 2명밖에 되지 않는다.


다양한 의견이 경합하는 사건에 대해 판결을 내릴 때 법관은 법령을 단순하게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관점으로 법을 해석하고 어떤 것이 사회적으로 올바른 기준일지 가늠한다. 성폭력 사건의 판결은 법정에서 ‘피해자다움’에 대한 통념과 편견을 가진 법관을 만날 때와 성인지 감수성을 가진 법관을 만날 때 극명하게 달라진다. 이때 여성 법관의 존재는 절대다수의 피해자가 여성인 성폭력 사안에서 합의부의 다른 판사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조건이 될 수 있다. 혼성 재판부에서 여성 판사가 주심이고 연차가 높을 경우, 전원 남성 판사로 구성된 재판부보다 평균 2.2개월 높은 형량이 선고된 반면, 남성으로만 구성된 재판부는 일반적인 관행을 따라 적은 형량을 선고했다는 연구 결과*를 보면, 법관의 성별 비율이 양형의 차이로도 이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계 각국은 이미 성비를 넘어 더 다양한 출신과 특성을 가진 법관 구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독일의 연방헌법재판소 성비는 동등하고 일본은 변호사 자격 없이 대법관이나 헌법재판관에 오를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 영국은 매해 사법부 내 다양성 통계를 발표하고 법관 후보를 추천하고 검증하는 ‘법관 인사위원회’에서는 후보자들의 능력이 비슷할 경우, 과소대표되는 집단의 후보자를 우선 뽑을 수 있다.* 2021년, UN 인권이사회의 법관·변호사의 독립성에 관한 특별보고관은 법조계의 유리천장 문제를 짚고 UN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따라 2030년까지 사법부와 검찰 내 여성 비율을 50%로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올해 2월 말, 국회에서 대법관 수를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어 2028년부터 3년간 대법관이 매년 4명씩 증원될 예정이다. 대법관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보루로서 성평등 관점을 견지하고 민주주의 질서를 바탕으로 사법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흥구 대법관을 이어 임명되는 대법관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대법관 임명 시에도 여성의 비율은 사회 절반인 여성을 대표해 50%로 높아져야 하며 더 나아가 다양한 집단을 대표하도록 구성되어야 한다. 


각주1*경향, 주심 판사 경력 많은 여성일 때 성폭행범 형량 2.2개월 늘었다, 2023.10.27, https://www.khan.co.kr/article/202310270600031 

각주2*경향, 남성 독점 깬 각국 사법부···‘성별’ 장벽 넘어 소수자도 들어왔다, 2023.10.31, https://www.khan.co.kr/article/202310311639001

각주3*위 기사


2026년 7월 29일


한국성폭력상담소, 경기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경남여성회,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전여성단체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수원여성회, 인천여성회, 제주여성인권연대, 젠더교육플랫폼효재, 평화를만드는여성회, 포항여성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사)진해여성의전화, (사)창원여성살림공동체, (총 17개 시민사회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