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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사안대응

공론화가 진행 중인 개별사례의 구체적인 쟁점을 알리고 정의로운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활동을 소개합니다.
[단호한시선] 폭력이 여성을 대상으로 '연쇄'될 때, 정부는 어디에 있었나 - 2026년 5월 광주, 2016년 5월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에 부쳐
  • 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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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한시선] 폭력이 여성을 대상으로 '연쇄'될 때, 정부는 어디에 있었나

- 2026년 5월 광주, 2016년 5월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에 부쳐


2026년 5월 5일, 10대 여성이 학교 앞에서 살해되었다. 가해자는 오랜 기간 다른 여성을 스토킹한 전력이 있었고, 사건 이틀 전에도 스토킹 피해자의 집에 침입해 성폭력과 폭행을 가했다. 스토킹 피해 신고는 사건으로 접수되지 않은 채 종결되었고, 가해자는 그 이후에도 흉기를 소지하며 배회했다. 위험신호에 대한 대응이 부재한 사이, 가해자는 일면식도 없는 다른 여성을 살해했다. 폭력이 여성을 대상으로 ‘연쇄’된 것이다.


여성폭력의 '연쇄'를 가능하게 하는 이 사회가 우리에게는 이미 일상이 되었다. 경찰에 신고해도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주장에 이입하여 혐의가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는 불송치를 남발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전화번호를 바꾸고, 직장을 그만두고, 이삿짐을 꾸리며 일상을 포기하는 방식으로 생존해 왔다. 최근 경찰과 성평등가족부는 스토킹, 교제폭력 등 친밀한 관계 범죄에 대응하겠다며 ‘피해자’ 모니터링 사업을 시작했지만, 여성단체들은 즉각 반박했다. 모니터링과 관리의 대상은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여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는 폭주하는 남성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일면식 없는 여성 대상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사회는 ‘묻지마 살인’, ‘이상동기 범죄’라는 이름을 붙이지만, 이런 방식은 원인을 소거하고 가해자를 쫓아가는 추리의 재미만을 보여준다.* 사건의 맥락을 파악하거나 사회적 구조에 대한 분석 없이 자극적으로 사건을 소비하게 만든다. 지금 일어나는 아는 여성과 모르는 여성 대상 살인은 여성혐오가 원인이다. 사회가 요구하는 ‘정상성’에서 벗어나 연애·결혼·취업에 ‘실패한’ 남성들이 사회 구조를 바꾸는 대신 분노를 여성에게 폭력으로 표출하는 것, 그것이 여성혐오의 작동 방식이다. 반성폭력 운동은 피해자의 취약성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분노를 약자에게 행사하는 ‘폭주하는 남성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국가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여성혐오를 어떻게 부추기는지, 실천에 옮기게 하는지, 성차별과 동의 없는 성폭력 문화가 어떻게 여성폭력을 ‘연쇄’적으로 가능하게 하는지 보지 않고 있다.


2024년 경찰청 범죄 통계에 따르면 강력범죄 가해자의 94.7%는 남성, 피해자는 83.15%가 여성이다. 그러나 여성혐오에 의한 여성 살해는 별도의 범죄 개념으로 규정되지 않았고,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다. 무엇을 범죄로 이름 붙이는가는 무엇을 문제로 볼 것인가의 문제다. 정의하지 않는 것은, 문제로 보지 않겠다는 국가의 선택이다. 캐나다는 2023년, 여성혐오에 기반한 살인 사건을 엄중하게 다루며 여성혐오를 극단주의 사상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한국의 현실은 다르다.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디지털 성폭력 등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여성가족부에 남성 차별을 연구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구조적 성차별 해소보다 ‘역차별’ 해소에 집중하여 남성을 달래고 있다. 그 방향은 효과성 검증을 누가 하고 있는가? 다시 말한다. 진정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면 구조적으로 누가 차별과 혐오로 인해 죽음에 이르는지 분석하고, 방지하고, 대응해야 한다.

2026년 5월 17일은 강남역 살인사건 10주기다. 2016년 강남역 인근 공용 화장실에서 “여자들이 나를 무시했다”라는 이유로 화장실에 들어가 기다렸다가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다. 지난 10년간 디지털 성폭력 법제화,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사건처리 매뉴얼이 마련되었지만, 미투 운동·불법촬영· N번방·딥페이크·교제폭력 등 피해자들의 끝없는 목소리에 비해 몹시 미약한 변화다. 폭력이 여성을 대상으로 ‘연쇄’되는 동안 시민들은 피해자에 공감하고, 서명하고, 집회에 참여하고, 청원하면서 법을 바꾸고 제도를 만들었고 연결되어 싸워왔다. 10년 전 강남역에 연대의 포스트잇을 붙였듯 지금 피해자의 또래 청소년은 연대 성명서를 발표하며 사회에 책임을 묻고 있다. 가해의 ‘연쇄’를 끊는 것은 개인의 몫이 아니다. 이제 국가는 응답해야 한다.

정부는 여성에 대한 연쇄적인 폭력에 종합대책을 발표하라!

수사기관은 성차별과 여성혐오에 기인하는 범죄 동기를 파악하라!

전국 지방자치단체 선거에서 지역별 여성폭력 방지대책을 발표하라!




* 남양주 가정폭력·스토킹 여성살해사건 정부대응을 규탄하는 시민사회 일동 (2026) 남양주 가정폭력·스토킹 여성살해사건 긴급대응 기자회견문

* 추지현 (2024)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슈대응 집담회 폭주하는 남성성들 자료집



2026년 5월 13일

한국성폭력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