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사안대응

[단호한시선] 2026 지방선거 공천, 성폭력 가해자와 선 그으라!
피해자들의 용기로 탄생한 미투 운동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성폭력과 결별하지 못한 정치가 득세하고 있다. 2018년, 성폭력 가해 고발로 청주시장 예비후보에서 중도사퇴했던 유행열이 2026년 지방선거에 또다시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조사 후 성폭력 피해 사실을 인정했으나, 이후 유행열은 자신의 가해 사실을 부정하며 명예훼손과 강요미수로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역고소를 진행했다. 이에 피해자는 유행열을 무고로 맞고소하며 스스로를 방어해야 했다. 경찰은 “피해 진술 내용과 제출된 증거들로 봤을 때 고소인의 진술이 허위라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성폭력 피해로부터 30여년이 지났기 때문에 직접적인 증거를 발견할 수 없다며 증거불충분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따라서 유행열이 받은 ‘무혐의’ 결정은, 형사처벌에 이를만큼 증거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판단일 뿐이다. 그럼에도 그는 이 결정을 자신이 결백하다는 근거로 내세우며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유행열은 더불어민주당 충북도당 청주시장선거 예비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에서 정밀심사 대상자로 분류되자 이에 반발하며 ‘단식투쟁’을 선언했다. 그가 스스로 마련한 단식투쟁 농성장에는 “정치공작 세력에 단호히 맞서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는 피해자를 향한 명백한 공격이자 전방위적인 2차 가해다. 그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위치를 뒤바꾸고, 피해자에 대한 모욕을 ‘투쟁’으로 포장하며, 성폭력 가해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 심의위원회가 이러한 행위를 ‘2차 가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음에도, 유행열은 ‘나에 대한 공격에 반발한 것일 뿐 어떤 여성을 특정한 적이 없다’라는 뻔뻔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문제는 유행열 한 사람의 출마가 아니라, 이런 일이 반복되도록 방치해 온 정치권의 태도다. 지난 2월 7일, 박정현 당시 부여군수는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안희정을 환대했다. 이어 지난 3월 10일, 충남지사 출마 의사를 철회하며, 안희정 성폭력 사건의 2차 가해자인 박수현 후보를 ‘정치적 동지’라 부르며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성폭력 가해자를 비호한 책임은 외면하고, 피해자를 2차 가해한 인물을 적극 지지한 것이다. 우건도 전 충주시장은 충북도청 여성 공무원에 대한 성폭력 가해 전력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충주시당 후보로 재차 공천받은 데 이어, 2026년 지방선거 후보자 자격심사마저 통과했다. 성폭력 가해를 저지른 정치인이 피해자를 공격하며 공직을 요구하는 일이 반복되는 정치 구조의 문제가 이토록 선명하다.
미투 운동 이후, 정치는 과연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바꾸었는가. 피해자의 용기를 ‘정치공작’으로 모욕하는 정치인의 행태를 언제까지 묵인하고 방치할 것인가. 지난 겨울, 여성들은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한 윤석열을 몰아내고 안티페미니즘 정치와 결별해야 한다고 외쳤다.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이러한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성폭력을 축소하거나 외면하는 정치가 아니라, 피해자의 존엄을 지키고 성평등의 원칙을 분명히 세우는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정치가 성폭력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 피해자와 연대하고 가해자를 권력에서 퇴출시키는 장이 되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자 자격심사위원회는 성폭력 가해자이자 2차 가해자인 유행열을 부적격 결정하라.
각 정당들은 공천 과정에서 후보 검증의 기준으로 성평등 의식을 핵심 지표로 적용하라.
정치권은 성폭력 가해자들과 단호히 결별하고 피해자와 연대하라.
2026년 3월 13일
한국성폭력상담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