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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UN 여성지위위원회(CSW) 70th 참가기 (1) - 준비부터 발제까지
  • 2026-04-21
  • 36

작성자: 회원홍보팀 겔라


CSW는 UN 여성지위위원회(Commission on the Status of Women)의 약자로, 1946년 설립된 UN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산하 기능위원회입니다. 매년 3월 뉴욕 UN 본부에서 성평등, 여성 역량 강화, 권익 증진을 위한 글로벌 정책을 논의하고 기준을 설정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여성 정책 회의입니다(외교부 홈페이지 소개).


2019년에도 상담소 활동가 2인이 다녀왔었는데요. 당시 제63회 회의의 주요 주제는 성평등과 여성·여아의 임파워먼트를 위한 사회보호체계, 공적 서비스 접근의  지속가능성 등이었다고 합니다. (2019년도 후기 보러가기)


2026년 제70회는 사법 정의와 기술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핵심이었습니다. 차별적인 법률과 관행을 없애고, 여성들이 법적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는 사법 체계를 만드는 데 집중했고요. AI도 단순히 기술 이야기가 아니라, 여성의 법적 권리를 지키는 도구가 될 수 있는지, 반대로 새로운 차별을 만들지는 않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올해,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2인 겔라, 상아가 이 자리에 가게 되었습니다.


어느날, 상담소와 가든호프재단(The Garden of Hope Foundation)과의 미팅이 있었는데요. 위 재단은 대만에서 젠더폭력 피해자 지원과 권리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입니다. 이번 CSW에서 ‘아동 성폭력 생존자와 사법 접근성’을 주제로 병행행사를 열면서, 공소시효 폐지 입법 운동을 이야기하고자 했고, 한국 사례로 상담소에 패널 제안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2025년 12월, 친족성폭력 공소시효(19세 미만)가 폐지되었기 때문이죠. 그 과정에서 활동가들이 해온 노력, 그 의미,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까지 등 이야기를 나눠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영어발제, 해외체류 등 부담이 컸지만 국제협력교류 대상자 2인의 활동가는 큰 결심(?) 후 미국에 가기로 했습니다. 


미국 물가가 워낙 비싸다 보니, 특히 숙박이 가장 큰 걱정이었는데요. 한국성폭력상담소 자원활동가로 활동해주셨던 복희님이 미국에 거주하고 계셔서, 사정을 아시고 일주일 정도 집에 머물 수 있도록 해주셨습니다. 또 발제 통역도 필요했는데, 복희님 동생 다은님께서 도와주셨고요. (다시 한번 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비자신청, csw참가를 위한 신청 등등 필요한 것은 다 완료되고, 발제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참가 신청 과정에 큰 도움을 주신 한국여성단체연합에서 사무처장 오경진 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발제 시간은 20분.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 오랜 시간 피해자들과 언어를 만들고 문제를 제기해온 반성폭력 운동의 축적 속에서 나온 결과이기에... 오히려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졌어요. 더군다나 영어로 발제를 해야하니...! 


발제문을 만들기 위해 상담소 자료 이것저것 다시 찾아봤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991년 개소 이후 다양한 성폭력 피해를 사회에 알려왔고, 쌓인 데이터를 통해 성폭력 범죄는 다른 범죄에 비해 공소시효가 지나버린 사례가 일정 비율 존재한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이걸 단순히 '신고를 안 해서' 혹은 '개인이 놓쳐서'등의 개인적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보고 공소시효 문제를 제기해온 것입니다. 


그 일환으로 2006년에는 공소시효 연장 및 배제를 위한 공익소송도 기획했고, 토론회를 통해 그동안의 논의를 집약적으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공소시효 도과 사례 중 친족성폭력 비율이 높았습니다.  무튼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설명하려면 한국 사회의 성문화부터 시작해서 성폭력 특별법 제정, 친고죄 폐지, 13세 미만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 공소시효 폐지까지... 


자료를 보다 보니, 상담소가 진짜 많은 일을 해왔구나 싶더라고요.


중간 미팅의 시간이 있었는데, 법적인 부분보다 지원, 피해자생존자들의 회복에 관해 중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발표 형식도 한 사람이 쭉 발표하는 게 아니라 패널들이 질문에 답하는 방식이라, 제가 말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초기 준비했던 내용보다 어렵지(?) 않게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영어 발표라서 많이들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AI 시대라...  지피티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다 보니까, 약간 영어 실력이 느는 느낌적인 느낌도 들긴 했습니다. (나중에 PPT를 보고 나니 너무 인공지능이 번역해준 느낌이 짙긴했던...)


이것저것 준비를 마치고 3월 4일 출국했습니다. 뉴욕 JFK 공항까지 약 14시간. 긴 비행 끝에 무사히 도착했고, 다행히 입국심사 줄도 길지 않았습니다.

오로라를 기대한 상아. 못봄.


상아 활동가와 같이 심사를 받았는데, 간단한 질문 끝나고 나가려는 순간 갑자기 저를 따로 데려가더라고요. 순간 좀 무서웠습니다. 상아가 '혼자 가야 하냐'고 물었는데, 혼자 가야 한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갔습니다. 말로만 듣던 세컨더리 룸(공항 입국 심사 과정 중 특정 승객에 대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이들을 따로 분리하여 면담이나 짐 검사를 진행하는 2차 심사 공간)... 들어가자마자 트럼프 사진이 딱 걸려 있었어요. 도끼눈을 뜨고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한 직원이 폰을 바로 집어넣으라고 합니다. 정확히 다 알아들은 건 아니지만, 꽤 짧고 딱딱한 말투였습니다.

 

유색인종이 많았고, 이름 불릴 때까지 계속 기다려야 했습니다. 별도 공간이 아니라서 앞사람 질문과 답변이 다 들리는데, 거의 개인 정보가 다 공개되는 수준이었어요. 제 앞에 한국분은 이게 입국이랑 관련 있나? 싶은 질문까지 받는 걸 보면서, 저도 머릿속으로 별 생각을 다 했습니다. 활동가라는 것도 드러내면 안 된다고 해서, 소속이랑 직업 답변도 다 정리해두고 있었고요.


드디어 제 차례. 이때가 미국 체류 중 영어 제일 잘 들렸던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체류 목적, 숙소, 친구 이름, 친구 주소 정도만 묻고 무사히 끝났습니다. 밖에 나가니까 상아가 걱정하면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이후 바로 지하철 타고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발제까지 며칠 남아 있던터라 멀리 돌아다니기보다는 카페 가거나 근처 위주로만 움직였습니다.



나름 잘 되어있던 지하철. 급행/일반이 있고, 다운타운 업타운 나눠져 있어 잘 보고 타야함.


발제 준비하면서 커피를 많이 마셨는데, 전체적으로 산미 있는 커피가 많은 느낌이었습니다.

미국의 블루보틀. 강아지도 입장 가능하다


이후 복희님 댁으로 이동했는데, 호텔이랑은 확실히 다르게 훨씬 포근하고... 긴장이 좀 풀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잠깐 상아랑 밥 먹으러 나갔는데, ‘치폴레(Chipotle)’를 추천받아서 찾아갔습니다. 근데 햄버거만 팔더라고요. 알고 보니 ‘칙필레(Chick-fil-A)’였습니다... 그래도 그냥 먹자 해서 햄버거랑 제로콜라 시켰는데, 체리맛 음료가 나왔습니다. 아마 ‘제로’를 ‘체리’로 들은 듯… (나름 또박또박 말했는데 지-로 콜라) 보통 코크 제로라고 하거나, 다이어트 코크라고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또 제로와 다이어트는 다른 코크라고... 


'칙''필'레의 햄버거와 '체리' 코크

그래도 이것도 경험이다 싶어서 잘 먹었습니다.


물가가 비싸서 한국에서 가져간 재료로 해먹기도 했고요.

상아표 김치볶음밥과 라면!!

집에 있을 때 다은님이 발제문도 봐주시고 발음 교정도 해주셨습니다.


직접 녹음도 하여 들려주심


UN 행사에 참여할 때 받는 Ground Pass(출입증)을 받아야 했습니다. CSW같은 회의는 NGO 참가자용 절차가 따로 있어, 발제 전날에 UN 본부에 다녀왔습니다. 무사히 발급 완료 ~ 


복희/다은님의 가족 뽀삐도 같이 지하철을 탔다 ~


발제 당일, 카페에 모여서 패널들끼리 인사하고 어떻게 진행할지 간단히 이야기 나눴습니다.


참여자들과 찰칵! 


참여자 소개 이미지


당시 한국성폭력상담소 발제 소개글

CSW70 NGO 포럼에서 대만 가든호프재단(Garden of Hope Foundation)의 초대를 받아 ✨ Experiences and Challenges in Amending the Statute of Limitations for Child Sexual Abuse ✨ 세션에 참여합니다.

이 자리에서 한국성폭력상담소 윤경진(겔라) 활동가가 <한국의 19세 미만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의 의미와 과제>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991년 설립된 여성인권운동 단체로, 성폭력 피해생존자의 곁에서 상담과 지원을 이어오며 동시에 사회와 제도를 바꾸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상담, 법률 지원, 치유와 회복 프로그램 등을 통해 피해생존자가 다시 자신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많은 피해생존자들이 친족으로부터 피해를 경험했지만, 그 사실을 말하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립니다. 피해생존자가 마침내 말할 준비가 되었을 때는 이미 시간이 지나, 법적으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이러한 현실을 개인의 침묵이나 선택의 문제로 보지 않았습니다. 가족 관계 속 권력 불균형과 침묵을 강요하는 구조 속에서, 말하기와 대응이 지연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보았지요. 이 문제를 바꾸기 위해 상담소늡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2018년 미투 운동 이후, 친족성폭력 피해생존자들의 목소리가 사회적으로 더 넓게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19세 미만 친족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공소시효 폐지라는 법 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법 조항의 수정이 아니라, 생존자의 요구에 국가가 응답한 것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남아 있습니다. 성인 친족성폭력피해는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고소만 하면 다 되는 걸까요?

앞으로 우리가 지켜볼 것들, 법적해결을 넘어 말하기 이후의 삶을 지탱하기 위해선 무엇을 고민해야하는지 이야기하려 합니다.

🐋 사회 Yichia Hwang (Garden of Hope Foundation, Taiwan)

🐋 패널 Annie Chen (Garden of Hope Foundation, Taiwan), Adeline Zhao (Garden of Hope Foundation, New York), 윤경진 (한국성폭력상담소), Pritha Chatterjee (Breakthrough, India),


🐋 시간 / 장소

3/9(월) 16:30–18:00 (EST) / Church Center for the UN, 11F

현지 시각 3/9(월) 16:30–18:00!
세션이 끝난 뒤 더 생생한 후기로 돌아오겠습니다 🐋

발제가 시작되었습니다. 

발제 시작! 

각 3 질문에 대해 발제를 준비해갔습니다. 먼저 1번에는 질문 3가지가 있었습니다. 간략히 ppt와 발제내용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발제문 내용의 경우 영번영을 염두하고 작성하여, 다소 어색할 수 있습니다. 또한 ppt 영어 변환은 AI의 도움을 받아 어색한 부분들이 많긴 합니다 하핫...

1-1 Organization introduction


-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991년에 개소했다. 당시 한국사회에서 성폭력은  ‘정조에 관한 죄’였다. 그리고  사적이고, 수치스러운 문제로 치부했습니다. 이런 왜곡된 성인식와 성폭력을 조장하는 사회문화를 바꾸기 위한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성폭력 피해 생존자를 상담하고 지원하고, 제도 마련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1-2 What have you seen as justice for child sexual abuse survivors through your services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정의’는 가해자가 처벌받는 결과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의의 첫 단계는 피해자의 말하기가 무력화되지 않고, 이들의 경험을 이들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담 통계를 보면, 친족성폭력 피해 사례의 비율이 높고, 최초 피해 시점이 아동·청소년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처음 상담을 요청하기까지 10년 이상이 걸린 사례도 50%가 넘었고, 이중 공소시효가 도과된 사례가 많았습니다. 또한 법적 대응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자가 말하기 이후에 마주하게 되는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들이 피해자를 다시 침묵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1-3 What you have done in your advocacy efforts


친족성폭력의 공소시효 폐지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상담소의 상담통계를 살펴보면, 상담 당시 이미 공소시효가 도과된 성폭력 피해 사례가 적지 않았습니다. 저희는 이를 피해자의 고소 의지 부족이나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라, 피해자가 말하고 대응하기까지 시간이 지연되는 구조적인 문제로 보았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2006년에는 성폭력 범죄의 공소시효 연장 및 배제를 위한 공익소송을 기획했고, 관련 토론회를 열어 그동안의 문제의식을 사회적으로 알렸습니다. 이후에도 토론회, 기자회견, 서명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공소시효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습니다. 그리고 2018년 미투 운동 이후, 친족성폭력 생존자들의 말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생존자들이 주도하는 집회에 연대하며, 이 문제를 입법 과제로 함께 만들어 왔습니다. 이 과정들이 쌓이면서, 결국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었습니다.

2. Challenges and next steps



친족성폭력의 핵심은 피해자의 연령 그 자체가 아니라, 가족 관계 안에서 형성되는 권력 불평등과 통제의 구조에 있는데, 실제로 성인 피해자들 역시 이 구조에 놓일 수 있습니다. 성인기의 경우 경제적, 심리적으로 가해자로부터 보다 자유로울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대법원에서서 피해자의 지속된 심리적인 억압상태가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판단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초 피해가 성인기이라면 가족관계 보다는 성인이란 것에 초점을 맞춥니다. 성인피해의 경우 남편, 계부, 자매의 남편 등이 가해자인 경우도 적지 않은데, 가족관계로 얽혀있기 때문에 대응을 주저하는 사례들을 보았습니다. 연령 기준만으로는 포착되지 않는 친족성폭력의 구조적 특성을, 앞으로 어떻게 판단에 반영할 것 인가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왜 이제 말하느냐”, “어떻게 가족에게 그럴 수 있느냐”와 같은 부정적인 질문을 사회적으로만 마주했다면, 이게 실제 사법절차에서 다시 등장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피해자의 경험을 의심하거나 축소한다면, 피해자가 자신의 경험을 말하기 어려운 환경될 수 있습니다. 법 개정이 된지 얼마 안되었지만, 이후 이런 통념이 수사 재판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살피고, 개선을 위해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소는 출발점일 뿐이며, 생존자는 이후의 삶과 생존의 문제에 계속 직면하게 됩니다. 고소 이후의 삶을 충분히 지원하는 체계는 아직 부족한 상황입니다. 앞으로는 주거, 경제, 심리적 지원 등을 통해 피해자가 독립적인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3. Other than legal perspectives, what support do you or your organization offer

뭔가 표현이 어색한거 같다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지원은 법에만 갇혀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법적 해결 그 자체가 아니라, 피해생존자가 다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래서 법률 지원뿐 아니라 의료 지원, 심리상담, 치료·회복 프로그램 등 다양한 지원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이를 언어화하고 싶어하는 이들과는 ‘역량강화 상담’을 진행합니다. 이 상담에는 정해진 방식이 있는 것은 아니며 활동가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책을 함께 읽거나, 운동을 권하거나, 가해자에게 편지를 써보는 등 여러 시도를 하며 일상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합니다.

상담소에서는 집단상담, 글쓰기 프로그램, 여성주의 자기방어 훈련 등 치유·회복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중 자조모임인 ‘작은말하기’는 2005년부터 이어져 온 프로그램으로, 약 10명 내외의 생존자들이 자신의 경험과 삶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참여자들 가운데 친족성폭력 피해생존자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친족성폭력 피해자의 경우 공소시효가 이미 도과되어 법적 대응이 어려운 상황에서 참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여자들은 다른 생존자들의 삶을 보며 힘을 얻고, 법적 해결만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다시 만들어가는 경험을 나눕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1994년 성폭력피해자 보호시설인 ‘열림터’를 개소했습니다. 친부로부터 피해를 입고 서울로 올라온 한 내담자의 사례를 계기로 시작되었으며, 현재 입소자의 대부분은 친족성폭력 피해자입니다. 또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피해생존자의 주변인들이 참고할 수 있는 매뉴얼을 제작·배포하고, 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단행본과 생존자 수기집을 발간해 왔습니다. 퇴소 이후에는 임대주택 등의 제도를 이용할 수 있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자립을 시작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쉼터와 자립 사이의 중간 단계로 2025년 ‘또같이’를 개소했습니다. ‘또같이’는 활동가가 상주하지 않고 생존자들이 함께 생활하며 일상을 꾸려가는 주거 기반의 공간입니다. 법 개정은 중요한 출발점이지만 그것만으로 회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 제도와 함께 피해생존자의 삶을 지탱하는 지원 역시 계속 이어가고자 합니다.

위와 같은 내용을 발제했습니다. 이렇게 한국어로 구성된 발제문을 보면 '시간 얼마 안 걸렸겠네?' 싶을 수도 있는데요, 실제로 영어로 발표해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이어서, 다른 패널들의 발제 내용도 간략히 공유합니다. (상아 작성 도움)

- 대만은 성폭력 공소시효가 20년인데, 2026년부터는 피해자가 성인이 된 시점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계산하도록 법이 개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되는 피해자 비난 문제를 짚으며, 단순한 법적 변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일깨워주었습니다.

- 미국 패널은 가족 내부의 갈등과 어려움 속에서 피해자가 신고하고 사법체계에 진입하는 과정 자체가 오히려 더 큰 고통이 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피해자 지원을 보다 세심하게 이루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 마지막으로 인도는 안전하고 성평등한 학교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아이들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서로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이날의 메세지는 하나로 이어졌습니다. 현재의 시스템은 완벽하지 않지만, 분명히 더 나아질 수 있다고요. 


겔라 활동가는 발제 후 일정을 종료하고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일정은 상아 활동가가 수행했는데요. 이어 참가기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보러가기 ▶  https://www.sisters.or.kr/activity/solidarity/7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