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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주한미군 성착취 피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발족과 주한미군 대상 손해배상청구소송 기자회견
  •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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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성착취 피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발족과 주한미군 대상 손해배상청구소송 기자회견


 

 주한미군 성착취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총 32개 단체)가 주최한 주한미군 대상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알리는 기자회견의 모습 ⓒ주한미군 성착취 공대위 



194598. 주한미군이 한국에 들어온 날입니다. 올해로 80년이 흘렀습니다. 한반도 분단 이래 주한미군은 오랫동안 한국에 머물렀습니다.

그리고 주한미군을 상대로 한 기지촌은 1950년대부터 30년 넘게 유지되었습니다. 주한미군도 그 사실을 알고 있고, 대한민국 정부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아니, 주한미군과 대한민국 정부는 기지촌 성매매를 적극적으로 조장하고 정당화했습니다.

성매매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한국에서, ‘양공주’, ‘양색시라는 사람들의 비하와 외화벌이라는 극찬 사이에 여성들은 국가에 의해 너무나 쉽게 활용되고 또 배제되었습니다. 미군 기지촌 여성들은 국가에 의해 주 1회 이상 성병 검사를 받았고, 또 주한미군을 통해 들어오는 독한 페니실린 주사를 맞으며 미군 병력 유지를 위해 통제되었습니다.

 

2014122명의 미군 위안부피해자들은 미군 위안부 제도의 국가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하여 한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었습니다. 8년의 법정 싸움 끝에 20229월 대법원은 미군 위안부의 국가 폭력 피해를 일부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대법원 판결에서 확인된 대한민국 정부와 주한미군의 불법행위는 첫째, 기지촌에서의 성매매를 정당화하고 조장했다는 것과 둘째, 의사의 진단없이 성병이라고 진단되면 낙검자 수용소(성병 관리소)로 격리시켰다는 것입니다.

 

경기 동두천시 소요산 입구에 있는 옛 성병관리소 건물. 이우연 기자

한때 전국 40여곳, 경기도에서만 6곳에 이르던 성병관리소는 현재 동두천에만 남아있습니다.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은 이를 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우리사회가 기억하고 성찰해야 할 역사로 보존하자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겨레신문



이때의 판결을 통해 미군 위안부피해자들은 진짜 주범은 미국이라고 말합니다. 미군은 기지촌에서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미군들에게 업소 출입을 허용하고, 성병 통제를 위해 여성들의 관리의 책임을 대한민국 정부와 당시 기지촌 내 클럽 업주들에게 지기도 했습니다. 미군기지 내 성매매 장소를 제공하거나 미군 범죄를 방관하며 폭력적인 성매매가 발생해도 그 책임을 면해왔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성병감염 여성에 대한 강제격리치료는 미국 내에서는 1953년에 이미 폐지되었음에도 한국에서는 1970년대 격리 수용시설을 새로 만들 것을 요구하고, 격리 수용 과정에서 법적 근거가 없는 격리 감금, 페니실린 과다 투여 등의 인권침해 사안이 발생했습니다.


이에 주한미군 성착취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주한미군성착취 공대위)가 출범하였고, 주한미군 성착취 공대위는 미 군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지원하고 이를 공론화하는 활동을 통해 더 이상 미군 위안부와 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게 하려고 합니다.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원고는 총 117명입니다. 피고는 대한민국입니다. 진짜 주범이 미국인데 피고가 대한민국 뿐이라 의아하실텐데요. 한국은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습니다. 한국 전쟁 이후 한반도 안보를 이유로 한 이 조약 제23(청구권)5항은 공무집행 중의 미군 군대의 구성원이나 고용원 또는 미군 군대가 법률상 책임을 지는 사고 등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이 그 책임을 지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담당 공무원의 직무집행 중의 불법행위와 공무집행 중인 미군 구성원의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대한민국과 미국의 공동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하지만 피고는 대한민국으로 되어있습니다.


아메리카 타운 왕언니 죽기 오분 전까지 악을 쓰다

원고분들의 발언을 듣고는 2000년대 제가 읽었던 '미군 위안부'의 삶이 담긴 <아메리칸타운 왕언니, 죽기 오분 전까지 악을 쓰다> (김연자, 삼인, 2005.)책이 떠올랐습니다.  ⓒ예스24


2014년에 시작된 미군 위안부소송은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기지촌 성매매의 역사적 사실과 구조적 문제를 밝히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진짜 주범 미국에게 그 책임을 묻는 이번 소송은 한미동맹이라는 이름 하에 자행된 한-미 두 국가의 공모적 성착취의 역사를 낱낱이 세상에 드러내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도 소송의 과정마다, 국가와 군대에 의한 여성인권 착취의 문제를 고발하고 기록하는 한 주체로 함께 참여하겠습니다.

 

<이 후기는 란 활동가가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