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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상담소는 공부 중📚✍️ 서로의 앎을 공유하는 <상호 역량 강화 교육>
  • 2025-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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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앎을 공유하는, 상호 역량 강화 교육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폭력 피해 상담뿐 아니라 법과 문화에 스며있는 왜곡된 성인식, 부정의한 권력관계를 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매번 변화하는 법과 문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공부는 필수지요🧐성문화운동팀은 필요할 때마다 책을 같이 읽기도 하고, 이슈와 법제도 모니터링도 수시로 진행하고 있지만 ‘뭔가 좀 더 밀착된 경험과 지식을 알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어요. 


그래서 외부 강사 보다는 활동가들이 상담소에서 오랜시간 활동하며 축적된 노하우와 지혜를 나누는 강의를 기획했습니다.  지난 1월에 있었던 성과재생산권리 운동과 더불어 ①반성폭력의 관점으로 법·정책에 개입해왔던 활동의 역사, 방법 ②체제전환운동의 결합하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노동운동에 대한 이해로 강의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강의 1. 반성폭력 운동 : 법·정책과 정치



활동가들이 둘러앉아 오매 강사님의 강의를 듣고 있다.


지난 6월 17일 오후 2시, 반성폭력 법정책 운동을 주제로 오매의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우선 왜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법·정책·제도 개입 활동을 하는가부터 짚어보았습니다.

“상담사는 한 개인 여성이 겪은 고통이 설명되는 과정에서 그의 서사가 재구성되는 것을 돕고, 지원자는 새로운 여성의 언어가 발명되는 과정을 목격하게 되고, 운동가는 다시 그 언어를 세상으로 가져와 남성중심적인 사회에 균열을 내게 되는 과정에 함께 하게 된다. 그러므로 상담과 사건지원과 여성운동이 함께 만날 때만이 이 각각의 과정에서 피해자의 말을 조각 내거나 타자화시키지 않을 수 있다.” 권김현영(2003) ‘상담, 사건지원, 그리고 여성운동이라는 삼각관계를 다시 보기’ <나침반을 찾아라>

 

상담소 소개에는 언제나 피해 생존자의 상담과 지원, 보호시설의 운영과 더불어 문화 바꾸기 사업, 여성인권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 마련 사업이 병기됩니다. 상담자이자, 사건지원자이자, 여성운동가라는 삼각관계가 반성폭력 운동으로서 법정책 활동을 설명하는 힌트인데요. “성폭력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고통에 집중하는 상담자, 가해자 처벌과 사건 해결에 집중하는 사건지원자, 성폭력을  근절할 수 있도록 정책을 입안하고 문화를 바꾸는 운동가”를 각각 다른 역할로 분리해서 생각할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권리확보”라는 공통의 목표에 따라 함께 가야 하는 것이지요. 상담소는 오랫동안 이런 관점과 운동의 방법에 근거하여 법정책과 정치에 개입하여 왔습니다. 


그렇다면 법정책 사업을 할때 우리의 카운터 파트, 테이블 건너편의 이들은 누구이고, 어떻게 대화와 협상을 이어왔을까요? 강사님은 상담소의 개입 범위를 표로 정리하여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해주셨는데요. 당면한 이슈에 바쁘게 대응할때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주체들과 이슈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상담소의 눈과 입은 헌법부터, 국제규약, 정부 예산과 선거 등 미치지 않는 곳이 없었습니다. 표에서는 법,정책의 의미와 한계, 우려를 짚어낼 수 있는 눈과 우리의 현장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가지고 역사와 계보 속에서 현장과 사회에 반응하며 활동을 펼친 지난 시간들이 보이고 들렸습니다.    


각 팀의 활동가들이 졸린 오후 시간 2시간을 꽉채워 공부했는데요.  법정책제도 개선의 눈으로 우리 상담소 현장의 목소리를 의제화하자고 결의하며 그날의 자리를 마무리 했습니다. 


강의 2. 체제전환운동 이해하기 - 노동운동과 페미니즘의 상관관계



강사 란의 강의를 흥미로워하는 수강생들


여러분은 체제전환 운동을 들어보셨나요? 


체제전환운동 소개글에 따르면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삼는 자본주의 체제를 변혁하여 사회생태적 재생산을 중심에 두는 대안체제를 건설하는 운동이자, 자본주의 체제의 착취와 수탈과 억압에 맞서 존엄과 평등을 위한 상호의존과 돌봄의 관계로 사회를 재조직하는 운동”이라고 합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도 체제전환운동에 조직위원회로 결합하고 있습니다. 반성폭력 운동 현장에서 목격하는 정치의 퇴행, 연대가 아니라 분노, 폭력, 각자도생의 상황이 점점 더 심각해진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죠. 서로 다른 영역,의제,경험을 가진 시민사회영역이 공동의 활동을 모색하는 것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가지고 있었습니다. 


살짝 소개한 것만 보아도 뭔가 근본적이고 폭넓은 변화를 요구하는 운동 같지요? 그래서 담당자뿐 아니라 상담소 전체적으로 이 멋지지만 어려운 운동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특별 강의를 준비했습니다. 체제전환 조직위 담당자 란이 삼고초려한 끝에 성사된 강의답게 6월 18일 오후, 많은 활동가들이 호기심을 가지고 참여했습니다. 


체제의 전환이란 무엇일까 이야기하기 앞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문제는 무엇일까? 구조적으로 고통받는 이들은 누구일까? 어떻게 변화시켜야할까?를 질문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에 대한 서로 다른 해법과 고민을 가지고 활동해온 사회운동의 역사를 사회운동의 큰 줄기인 노동운동을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또 노동운동과 페미니즘은 어떻게 교차하고 상호 개입하여 왔는지도 이야기나누어 보았습니다. 폭력의 구조로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체제는 어떻게 연결되는지, 체제와 불화하고 가부장제에 저항하는 페미니스트들은 어떤 목소리를 내왔는지 고민해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사회를 바라보는 세계관, 다른 사회를 꿈꾸는 상상력에 대한 큼직한 뭉터기들을 대략적이나마 알아볼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6월의 중순 펼쳐진 한국성폭력상담소 내부 교육을 토대 삼아 하반기 또 열심히 활동해보겠습니다! 


이 후기는 성문화운동팀 동은이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