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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국제 연대

여성운동, 인권・시민사회운동, 국제연대 활동의 다양한 소식을 전합니다.
[후기] 2025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 및 행진 〈동네북, 두드릴수록 크게 울리는〉
  • 2025-12-01
  • 110


 11월 22일, 오후 3시 이태원 광장에서 🏳️‍⚧제8회 2025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 및 행진〈동네북, 두드릴수록 크게 울리는>이 진행되고 있다. 


매년 11월 20일은 혐오 범죄로 세상을 떠난 트랜스젠더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TDoR)입니다. 지난 11월 22일, 오후 3시부터 이태원 광장에서는 🏳️‍⚧제8회 2025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집회 및 행진 〈동네북, 두드릴수록 크게 울리는〉이 진행되었습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도 공동주최와 참여로 함께했습니다.


올해의 TDoR 슬로건은 “동네북, 두드릴수록 크게 울리는”입니다. 트랜스젠더를 포함한 여러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가 더더욱 목소리를 키우는 와중에, 두드릴수록 더욱 크게 울리는 북처럼 시끄럽고 떠들썩하게 하루를 보내고자 지어진 슬로건입니다. 


사실 저도 활동하면서 점점 더 커지는 혐오의 목소리에 자주 마음이 흔들리는 요즘인데요. 레즈비언상담소 소연님은 반젠더 운동이 조직적이고 공격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겉보기에는 합리적인 논쟁으로 들리지만 실상은 혐오 폭력인 메세지가 넘실대는 상황에서 우리의 우정과 연대가 더 깊고 더 오래 확장되어야 한다는 발언을 해주셨습니다.


HIV/AIDS 인권행동 알 소주님은 트랜스젠더로서, HIV 감염인으로서, 이주민으로서, 그리고 여성, 페미니스트로서 함부로 낙인찍고, 손가락질 하는 ‘동네북’의 위치를 뒤집어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지식으로 삼고, 세상이 우리를 배우게 하자고 제안합니다.  


“우리는 동네북으로서 여기에 모여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네북으로서 우리는 두드릴 수록 더 크게 울릴 것입니다. 큰 소리와 떨림으로 혐오와 손가락질에 맞설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그럴 힘이 있습니다. 그런데 동네북이 왜 동네북인지 여러분 아시나요? 그건 온 동네, 모든 동네마다 꼭 존재하기 때문에, 꼭 있기 때문에 동네북인 것입니다. 우리가 없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 사회 지역 곳곳에 없는 곳이 없습니다.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 장소와 시간은 없습니다.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겁니다. 그렇지 않나요? 그래서 세상은 어쩌면 함께 사는 방법을 우리에게 배워야하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친절하게 가르쳐줍시다. 투쟁으로, 행동으로 알리고 계속 나아갑시다.”



현장의 참여자분이 직접 인쇄해온 피켓 "트랜스 해방 없이 모두의 해방 없다"라고 적혀있다. 

한국여성민우회 구구 활동가는 페미니즘의 이름으로 트랜스젠더를 배제하고 혐오하는 이들을 만나며 거듭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 질문해왔던 시간을 공유해주셨습니다.  

     

“제가 얻은 답은 단순합니다.페미니즘은 다양한 배경과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존재하고, 대화하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일이라고요. 이 뻔한 답을 새삼 힘주어 이야기하는 까닭은, 페미니즘의 출발점을 잊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우리는 서로 다릅니다. 그리고 다르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다름은 서로를 구분 짓는 장벽이 아니라, 연대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입니다. 성별 이분법이 공고한 사회에서 ‘다르게 존재한다는 것’은 이미 그 자체로 변혁이자 투쟁입니다. 우리는 존재하는 것만으로 각자의 싸움을 치르고 있습니다.


잘 모르면 두렵습니다. 두려움은 쉽게 혐오로 번집니다. 또, 나의 삶이 힘들면 트랜스젠더가 경험하는 고통에 연대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는 곧 무관심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트랜스젠더가 겪는 문제를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문제, 우리의 문제, 그리고 페미니즘의 문제로 이해한다면 어떨까요?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를 나눈다면, 떨어져있는 듯 보였던 경험이 ‘우리’의 일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너와 나의 문제로 분리하고, 등을 돌린 채 각자 외롭게 싸운다면, 영영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서로에게 몸을 기울이고,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이미 서로가 서로에게 연대와 투쟁의 증인이었습니다. 페미니스트는 다양한 정체성을 포용하고, 서로가 겪는 혐오와 차별에 깊이 공감하며 그 싸움에 기꺼이 연루되었습니다. 또, 트랜스젠더를 비롯한 여성, 소수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함께 분노하고, 변화를 일으킬 힘을 발휘해 왔습니다. 그 역사를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증인이자 연대자로서, 트랜스 페미니스트로서, 우리는 계속 함께해야 합니다.”


서로의 삶과 안녕을 나누는 뜨거운 공연도 이어졌습니다. 퀴어,페미니즘, 그리고 가부장제 하의 정상가족 체제 거부로서 비혼을 노래하는 여성주의 문화단체 언니네트워크의 아마추어 합창 소모임<아는 언니들>의 공연, 주최측이 직접 공연자로 등장하여 디바력 맘껏 뽐낸 <트랜스해방전선 노란>님의 공연, 온마음으로 두드리는 환대의 소리 <호레이>의 공연이 틈틈이 이어지며 웃고, 춤추고 즐기는 시간이었습니다. 


트랜스젠더 추모의날을 전후하여 다양한 액션들이 있었는데요.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의 캠페인 영상 <트친소: 나의 트랜스젠더 친구를 소개합니다>도 공유합니다. 누구나 안전하고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겠지요? 


[트친소] 나의 트랜스젠더 친구를 소개합니다

유튜브 : https://youtu.be/-TwNijiOgZI


🩵  사람 몸에 정답 없다, 내 젠더는 내가 안다 💗 2025 TDoR 집회 현장의 모든 구호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250530test.my.canva.site/2025/


위 후기는 성문화운동팀 동은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