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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권·국제 연대

여성운동, 인권・시민사회운동, 국제연대 활동의 다양한 소식을 전합니다.
[후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 규탄 한국 시민사회 49차 긴급행동 <"우리는 결코 떠나지 않는다" 가자시티 주민들과 함께 저항하자!>
  • 2025-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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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 규탄 한국 시민사회 49차 긴급행동!




갑자기 비가 많이 내리던 지난 9월 6일 토요일 오후 5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 규탄 한국 시민사회 49차 긴급행동 <"우리는 결코 떠나지 않는다" 가자시티 주민들과 함께 저항하자!> 에 한국성폭력상담소도 함께했습니다. 


당일 사회는 '성적권리와 재생산 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에 타리 님이 맡아주셨습니다. 9월 18일 UN총회를 앞두고, 한국 정부가 져야 할 책임은 분명하다고 당부했습니다. 지금 당장 이스라엘과의 모든 무기 거래를 중단하고, 집단 학살에 공모하는 한국 기업을 제지하는 등 가능한 모든 책임을 다하도록 요구해야 하고, UN회원국으로서 한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이 의무를 이행하도록 강제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타리 님의 발언과 함께 본 집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에 다같이 구호를 외쳤습니다.  


"Free, Free Palestine!"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해방을!"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무기공급 중단하라!"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경제협력 중단하라!"

"한국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라!" 

"집단학살 공모하는 한국 기업 규탄한다!"


이어 뎡야핑 님이 정세 보고를 해주셨습니다. 정세 보고에서는 단순한 규탄 성명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으며, 이스라엘에 대한 실질적인 제재와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었습니다. 


- 700일 넘게 이어 온 집단학살

집단 학살이 시작된 지 700일이 되었음에도, 가자지구에서는 여전히 참극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7만 여명이 학살되었고, 16만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 아이들도 최소 300여명 이상이 굶어 죽었습니다. 굶주림 속에 구호품을 받으러 나온 주민 2천여 명도 총격으로 살해되었다고 합니다.  


- 구호 차단

이스라엘은 하루 300대 이상의 구호 트럭이 들어간다고 주장했지만, 하마스 정부  미디어 사무소에 따르면 실제로는 하루 100대~130대 불과했고,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에 약탈 당했다고 합니다. 최소 구호량은 매일 600대 분량이지만, 이조차 충족되지 않고 있습니다. 100여대 구호 트럭 중 구호품 추적해온 가자지군 공무원에 따르면 점령국 이스라엘이 계란, 육류, 필수 미네랄이 든 과일 채소 등 유입 차단으로 아이들의 성장은 저해되고 면연력이 악화되며, 부상자들의 치료가 지연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세대를 넘어 만성적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국제사회의 모순

하마스는 8월 18일 카타르와 이집트의 중재안을 수용했음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을 "동의하지 않았다"고 거짓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조차 참여하지 못하는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국가 해법'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팔레스타인의 자결권을 존중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는 불법 국가를 지켜주기 위한 방식에 불과하다는 점이 지적되었습니다. 


- 연대 국가에 대한 공격

이스라엘은 예멘 정부 청사를 폭격해 총리와 장관들을 살해했습니다. 오랜 외세 침략으로 분열된 예멘 사회에서도 팔에스타인 지지 여론은 확고하며, 예맨의 안사르 알라는 집단 학살을 멈추기 위해 구호 물품 반입을 요구하는 등 국제법이 허용되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오히려 침략당하고 있지만, 예맨 민중은 굴하지 않고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 언론인/의료진 표적 공격

8월 25일, 이스라엘 칸 유니스의 나세르 병원 4층을 폭격했습니다. 의료진과 기자들이 몰려든 현장을 17분 뒤 다시 폭격하는 이른바 '더블탭'으로 21명을 학살했습니다. 살해된 로이터 기자의 카메라에는 다섯 살 아이의 사진이 남아있었습니다. 굶어 죽은 아동의 시신이 벽돌 위에 놓인 그 사진은 현장의 참혹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덩야핑 활동가는 마지막으로, 9월 유엔 총회가 국제사회의 제재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시기임을 상기시키며, 한국 정부 역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응답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발언이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음으로는 '희망을 노래하는 반디팀'에서 연대 공연을 해주셨습니다. 우리의 마음을 단단히 해주는 공연이었습니다. 


공연이 끝난 뒤 잠시 서명 안내가 있었습니다.  한국석유공사는 가자지구 가스전 수탈을 멈춰라(클릭) <<10/20까지 서명참여하기  수탈한 에너지가 집단 학살에 쓰이지 않도록. 그리고 그 이윤을 한국정부가 얻는 것을 막아 냅시다! 


두 번째 발언은 한국성폭력상담소 오매 활동가가 해주었습니다. 발언문 전문 아래와 같이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오매라고 합니다. 사실 저는 오랫동안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소식으로만 봤습니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데 너무 엄청난 일이 일어나고 있으면 더 조심스러워지고 내가 저기 갈 자격이 있을까?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더 무거워지는 상태가 되더라고요. 그런 마음으로 반성폭력 연대활동에 참여를 주저했다는 분을 만나면 “아이고! 어떤 장벽도 자격도 없는 걸요!” 라고 말해왔었는데, 저도 그런 상태가 되었던 거지요. 이런 비슷한 마음으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 아직 못 오신 분, 아직 안 와보신 분이 있을까요? 


그런데 더 이상은 조심스러울 수가 없습니다. 시민으로서, 인류로서, 연루될 수 없다는 강한 거부감이 거부할 수 없이 들이닥칩니다. 식량통제와 의약품 통제, 팔레스타인을 말라죽게 만들고 말살시키고 종족을 청소시키겠다는 이스라엘 정부는 지금 절대로 국제사회에 있어서는 안되는 집단입니다. 팔레스타인을 절멸시키고, 이스라엘의 네후타냐가, 미국의 트럼프가 승자가 되고, 기준이 되고, 뉴노멀이 되는 세계를 우리는 살 수 있습니까? 그 세계에 살 수 없고, 연루될 수 없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말과 글이 전해져옵니다. 어디에서 언제, 어떤 모습으로 썼을지 상상하기도 슬픈 글과 말이 조각처럼, 유언처럼 전해져옵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쓰고 말하고 전송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시시각각 고발하고 저항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뼈와 눈과 손가락을 움직이고 기록을 남기며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멀리 있는 나라 같습니다. 그러나 반도의 끝에서, 분단국가로서, 위험이라는 감각이 단속이나 통제, 폭력으로 전환되는 걸 일상으로 겪어왔습니다. 폭력과 혐오가 폭주하는 지금, 실용이라는 말이 내걸립니다. 나만 잘살면 돼, 우리만 안전하면 돼, 우리 집단만 잘 나가면 돼라는 것이 국가차원의 기조이면서 개인 차원의 좌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실용’을 규정하는 것은 여전히 힘있는 자이고, 그 실용에 해가 된다고 판단하는 순간 인권이든 성평등이든 평화든 언제나 나중에가 될 수 있으며, 그에 저항하는 집단은 실용적인 안정을 해친 자들로서 괴롭힘의 대상이 됩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팔레스타인을 ‘절멸’시키려고 하는 지금, 한국의 시민들은 실용적으로 안전하고 평화롭습니까?    


유엔은 무력합니다. 친미 아랍국가들은 한가합니다. 인권기구와 단체 활동가들은 경계에 서서 발을 구르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매일매일 식량을 구하러 갔다가 죽임을 당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오랜 핍박의 역사를 아직은 몰라도, 당장 연대를 할 수 있습니다. 뱃지를 달고 SNS에서 소식을 공유하고 책을 읽고 집회에 옵시다. 한끼 단식을 해보고 구조금을 보내고 이스라엘 정부에 화를 냅시다. 당장 육로를 열고 팔레스타인들이 먹고 치료받을 수 있도록, 당장 그 총을 치우라고 외칩시다. 팔레스타인의 해방이 우리의 평등입니다.


세번째 발언으로는 번역가 서제인 님이 해주셨습니다. 아래는 발언문 전문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번역을 하는 개인 연대자 서제인이라고 합니다. 팔레스타인 작가들의 글과 가자에 있는 사람들이 SNS에 올린 글들을 번역해서 공유하는 일을 좀 하고 있습니다. 저는 팔레스타인에 대해 너무나 뒤늦게 알게 되었고 그만큼 부끄러움도 컸지만 가자 사람들이 SNS에 올리는 말들을 보고는 이건 주저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말들이 아랍어가 아니 영어로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말들이 영어라는 건 일반적인 진술이나 독백이 아니라 청자를 분명하게 지목해서 발화되 구조 요청이자 비명이라는 뜻입니다. 옮겨야 하는 비명은 너무나 많고 손은 부족했습니다. 그리고 수없이 반복되는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세상은 뭘 하고 있습니까? 인간다움은 대체 어디 있나요? 거기에는 전 세계 사람들이 일어나 어떤 행동이든 해 줄 거라는 당연한 믿음이 수백번 수천번 배신당한 경험이 응축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또다시 같은 말을 합니다.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가자에서 오는 말들은 이미 너무나 많은 장벽들을 넘으며 상처를 입고 부분적으로만 살아남은 말들이기도 합니다. 차마 말로 할 수 없는 어떤 경험이 말로 표현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시간과 마음의 여정이라는게 있습니다. 그나마 표현되는 것은 지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그곳에 당사자에게는 당연할 북받치는 감정들이 영어로 바뀌는 과정에서 국제사회 구성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끔 어느 정도 불가피하게 순화되는 과정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아이들의 머리 위로 폭탄을 떨어뜨리는 나라의 언어로 구조 요청을 합니다. 제발 이것을 공유하고 알려 달라고 학살자의 언어로 부탁하고 애원합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우리에게 전해지는 말들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자 사람의 심장 가장 안쪽에 맺혀 있다가 간신히 살아남은 진실의 조각입니다. 팔레스타인 번역가인 알라 알카이스는 번역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해야 하기 때문에 번역을 합니다. 침묵은 지워짐의 마지막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들어주는 귀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 말들이 아무런 행동도 불러일으키지 못할지 모르지만 그 모든 일들을 침묵 속에 남겨 둘 수는 없기 때문에 그것은 항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그 말들을 영어로 옮긴다"고 말합니다.


저는 언어를 다루는 일을 하면서도 사실 언어의 힘을 별로 믿지 않았습니다. 언어로 세상을 매혹시키는 힘 있는 사람들이 실은 기만으로 가득 차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자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말의 힘을 믿지 않는다는 선택지가 애초에 주어지지 않은 그 절실한 말들을 읽으며 말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니 가자에서 오는 말들이 여러분의 마음에 무언가를 불러일으킨다면 울림을 만들어 내거나 상처를 입힌다면 여러분도 그 말들을 누군가에게 꼭 전해 주세요. 가자를 번역하는 일을 함께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꼭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에게 전해진 가자의 이야기가 어디로도 가지 못한 채에 죽어 버리지 않도록 그 말들을 보살피고 옮기고 계속 살게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팔레스타인의 자유를 가자지구의 평화를.


가자에서 온 절규를 외면하지 말고, 우리도 함께 번역자가 되어 그들의 목소리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행진이 이어졌습니다. 인사동을 지나는 시민 분들에게도 구호를 외치며 연대가 절실함을 호소하였습니다.


"인사동을 지나는 시민 여러분 관광객 여러분! 10월 7일이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집단학살한지 2년이 됩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아무것도 한 것이 없습니다. 한국 정부는 계속해서 이스라엘의 무기를 보내고, 팔레스타인 집단학살에 공모하고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23개월째 계속 이렇게 행진하고 있습니다. 저희 행진에 동참해 주십시오. 같이 팔레스테인 해방을 외쳐 주십시오."


"팔레스타인에 해방을"

"팔레스타인에 정의를"

 "이스라엘을 지금 당장 집단학살 중단하라"

"이스라엘은 지금 당장 가자폭격 중단하라"

"미국도 주범이다. 집단학살 중단하라"




행진을 마쳤습니다. '수무드 함대'가 가자 지구의 봉쇄를 해제를 요구하며, 44개국에서 사람들이 배를 타고 가자를 향해 가고 있는 운동 또한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운동을 엄호하기 위해서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노동자들이 연대 파업을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더 이상의 학살을 막기 위해 더 엄중한 행동이 필요한 때입니다. 힌국성폭력상담소도 끝까지 연대하겠습니다.  


이 후기는 회원홍보팀 겔라 활동가가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