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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 변화

성폭력 및 여성 인권 관련 법과 제도를 감시하고 성평등한 사회를 위한 법 제·개정 운동을 소개합니다.
[단호한시선] 이재명 정부를 여성 시민이 지지할 수 있으려면 - 성평등가족부 장관 인사에 부쳐
  • 2026-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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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를 여성 시민이 지지할 수 있으려면

- 성평등가족부 장관 인사에 부쳐


8월 30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이 성평등가족부(이하 성평등부) 장관으로 지명되었다. 뚜렷한 장관 교체 사유가 없는, 다소 뜬금없는 인사였다. 30대 여성을 장관으로 지명하여 2030 여성의 지지율을 확보할 목적이었다는 추측과 해석이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용혜인 후보자는 노동당 소속 당시, 비선조직 성차별 문화를 방조했던 과거와 같은 여러 부적격 사유를 제대로 사과하거나 해명하지 못한 채 거센 비판 여론 속에 자진 사퇴했다. 이런 과정에서 남는 것은 내각을 꾸리는 이재명 대통령이 성평등부의 설립 목적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다. 


작년 10월 1일, 여성가족부는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되었다. 성평등 정책의 콘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한다는 취지였다. 우리 단체도 윤석열 정부 당시 심각하게 퇴행했던 성평등 정책을 복원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환영 입장을 냈다. 20년 이상 여성폭력 대응 현장에서 일해온 원민경 변호사가 새로이 장관으로 지명되고, “성평등 실현이 국민 모두의 삶에 기여한다”는 소감과 함께 “차별과 혐오 없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히며 취임하며, 이제야 제대로 성평등 정책이 실현될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성평등부에 “특정 영역 남성 역차별”을 다룰 것은 계속해서 지시하며 성평등부의 방향성을 훼손했다. 지난 윤석열 정부가 여가부 장관직을 19개월동안 공석으로 둔 탓에, 성평등부는 후퇴했던 정책을 재건하고 더 강력한 성평등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이중의 과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의 성평등에 대한 몰이해 속에서 성평등부는 지난 1년여간 ‘역차별’ 대응 대중행사를 추진하거나, 촉법소년 연령기준 하향에 대한 소통을 주무하는 등 이재명 대통령의 청년층 지지율을 의식한 단기적 정책 추진에 정책적 실무 역량을 투여해야 했다. 


급기야 2027년 성평등부 예산안에는 ‘혼인지원금’이 편성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혼한 부부에게 국가가 축의금 100만원을 주는 것은 성평등과 하등 연관도 없을 뿐더러, 제대로 된 가족정책이라고 할 수도 없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 정책 방향 역시 걱정이다. 성폭력피해자 의료비와 치료회복프로그램비는 성평등부 예산에서 법무부 예산항목으로 이관되었다. 성폭력 피해자의 회복과 지원을 성평등 정책의 영역에서 분리하고, 성폭력을 성별 권력관계와 구조적 차별의 문제가 아니라,  일반적 범죄 피해의 문제로 재편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 성평등 관점이 결여된 정치공학적 인사와 정책 설계가 곧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후 최저치 지지율, 특히 20대 여성 지지율 폭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7년만에 드디어 임신중지 의약품의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 임신한 사람에 대한 충분한 접근성을 확보하고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의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이러한 계획 수립에는 성평등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관점이 필수적이다. 


성평등을 바라는 반성폭력/여성단체들은 이미 작년 정부조직 개편안 발표 때부터 성평등부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답지를 제시했다. 대통령은 성평등부가 각 부처와 전국 지자체의 성평등 기조에 대한 총괄적인 조정 역량을 재확보하고, 삭감된 여성폭력 예산을 재확충하고, 가정폭력법을 전면 개정해서 교제폭력 등 친밀한 관계 폭력을 포섭하며, 형법상 강간죄 개정을 제대로 검토하고 추진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 하라. 이재명 대통령은 성평등부를 단순히 지지율 반등을 위한 카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성평등 정책을 추진하는 핵심 부처임을 제대로 인식하라. 성평등 정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성평등부의 권한을 확대하라.


2026년 9월 17일 

한국성폭력상담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