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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경찰은 故장자연씨 죽음에 대한 늑장 수사와 뒷북 수사를 중단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하라. 상담소 ㅣ 2009-03-30 ㅣ 1017

분당 경찰서는 故장자연씨 죽음에 대한 늑장 수사와 뒷북 수사를 중단하고,

성역 없는 수사를 진행하라. 

지난 3월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장자연씨의 죽음에 대한 분당 경찰서의 수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현재 경찰의 수사 의지에 대한 회의적인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우리는 분당 경찰서의 수사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자 하며, 어떤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바이다.

이번 사건에 대한 분당 경찰서의 수사 의지를 의심하게 하는 일들은 상당히 많았다. 지난 3월15일 분당경찰서는 “KBS에서 제출받은 문건에는 폭행과 성상납, 술자리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실명이 몇 명 거론되었다”라고 말했지만 불과 이틀 뒤인 17일에는 “언론사로부터 특정 인물의 이름이 지워진 채로 받아 이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후 다시 18일에는 “문건에 관계된 리스트를 가지고 있지 않다”라며 리스트 자체를 부인했다. 그 뿐 아니다. 경찰은 지난 9일 고인 사망 3일 만에 ‘우울증으로 인한 단순 자살’로 결론짓고 수사를 종결했다가, 언론이 일명 ‘장자연 문건’의 존재를 보도한 뒤인 지난 14일에야 전담수사반을 꾸렸다. 이후에도 경찰은 관련자들도 소환하지 못 한 채 언론 보도 내용만 한 발 늦게 뒤따라가는 뒷북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는 비난의 여론이 높다.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우려가 높은 ‘장자연 리스트’에 등장한 유력 인사들을 하루 빨리 소환 조사해야 한다.  

애초에 분당 경찰서는 ‘장자연 리스트’의 필적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분석 의뢰하면서, 리스트의 필적이 고인의 필적과 동일할 때에는 리스트에 있는 이들의 소환 조사를 할 것이라고 큰소리 쳤다. 하지만 그 이후 보여준 경찰의 모습은 이 사건에 대한 미온적이고 지지부지한 수사과정이었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리스트의 필적이 고인의 필적과 동일하다는 감정 결과를 제출했다고 밝혔음에도 그로부터 열흘이 지난 현재까지 경찰은 문건의 리스트에 포함된 관련인들을 거의 소환, 조사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은 시급히 신변을 확보해야 하는 고인의 전 소속사 대표의 정확한 소재나 귀국 일정도 파악하지 못 한 상태라는 것에 대해 온 국민은 속 터지는 답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

장자연씨의 ‘문건’과 관련된 언론인 5명이 오늘부터 경찰에 소환될 예정이라고 하나, ‘문건’ 유출 경위에 대한 수사일 뿐, 고인의 유족으로부터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소된 유력 인물들은 여전히 소환 조사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경찰이 문건을 둘러싼 주변 언론인만 건드리고, 정작 큰 파문을 일으킨 ‘장자연 리스트’에 등장한 유력 인사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온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여성 연예인을 성착취 하는 연예산업의 구조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사건은 거대한 연예계 먹이사슬에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매장될 수 있는 ‘소모품’의 지위에 있는 여자 연예인의 현실을 보여주었다. 연예 기획사에 속한 신인 여자 연예인은 성공하기 위해 부당한 계약 조건을 감수해야하며, 기획사는 여자 연예인을 자신의 통제 아래 두기 위해 다양한 스폰서를 통해 여자 연예인들에게 ‘성상납’이라는 이름의 성매매를 강요한다. ‘꿈’을 이루기 위해 여자 연예인들이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그것이 공공연히 이루어지는 일임을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성상납’을 한 여자 연예인들은 대중으로부터 ‘돈 많은 남자에게 성공을 위해 몸을 파는’ 더러운 여자로 취급받기 일쑤이며, 따라서 이와 연루된 사실이 공개되거나 공개될 위험에 처했을 때 이들이 택하는 것은 ‘자살’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사건은 여자 연예인들에 대한 이중적이고 차별적인 시선과 더불어, 온갖 권력과 비리에 연루된 연예 산업 시스템에 의한 사회적 타살이다.

故장자연씨 리스트를 둘러싸고 수사 당국에서 집중해야하는 부분도 바로 이러한 점이다. 잊을만하면 또다시 일어나는 여자 연예인들의 자살 사건은, 여자 연예인을 ‘성상납’의 고리로 통제하여 연예기획사의 배를 불리는 시스템과 그 시스템에 기생하여 자신의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는 정치계, 재계, 언론사의 고위 권력층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하지만 수사 당국이 이 사건의 본질을 밝혀내는 수사를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내외부의 관측이 ‘추측’으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존재한다. 2002년 ‘연예계 성상납 사건’ 때만 보아도 관련된 광고주, 기획사 대표, 정치권 인사 등이 거론되었으나 당시 수사 당국은 외압에 밀려 수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마무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번 사건 역시 분당 경찰서는 여자 연예인을 착취하는 이 권력 고리를 묵과한 채, ‘의혹만 남기고’ 사건 수사를 종결할 것인가?

 

경찰은 성역 없는 수사를 해야 한다.  

우리는 경찰의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 의지를 다시 한 번 묻는다. 만에 하나 검찰, 언론, 기획사, 재계, 정계의 외압이 존재하더라도 경찰은 단 한 명의 수사관도 그 외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는가? 그러한 의지를 갖고 수사에 임하지 않는다면,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외압에 의해 사건의 진실은 윤곽도 드러나지 못 할 것이다.

경찰은 리스트에 있는 관련자를 포함하여,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는 용의자들을 반드시 구속 수사해야 한다. 그들이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점은 현재 경찰을 제외한 많은 네티즌과 시민들에게는 ‘상식’으로 통한다. 뿐만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는 새로운 사실들을 낱낱이 밝혀 공개해야 하며, 여자 연예인을 성착취하고 죽게 만들어온 관행과 권력 사실을 명확하게 파악해 끝까지 수사해야 한다.

분당 경찰서는 이번 수사를 통해 여자 연예인을 성착취의 고리로 통제하여 연예 기획사의 배를 불리는 시스템을 드러내고, 그 시스템에 기생하는 정계, 재계, 언론사의 고위 권력층의 실체를 드러내는 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고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기 위해 분당 경찰서에서 가져야 할 막중한 책무일 것이다.

2009.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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