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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성범죄를 방기한 기관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11/16) 관리자 ㅣ 2020-12-01 ㅣ 298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성범죄를 방기한 기관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하, 문광연)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은 지난 7월 1일 피해자들이 경찰에 가해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이 사건은 왜곡된 위계질서 속에서 벌어진 또 하나의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자, 특히 공공기관 내 성희롱 예방과 해결을 위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더욱 심각한 것은 성희롱 피해자이자 제보자였던 ㄷ씨가 2년이 넘도록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면서, 상시적인 직장 내 따돌림과 업무상 불이익을 받은 정황이다. 올해 초 무기계약직이었던 ㄷ씨에 대해 이루어진 문광연의 일방적 계약해지는 최근 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명백한 부당해고로 확인되었다. 이 사건 부당해고는 그 사유와 과정이 모두 석연치 않다는 점에서 성희롱 피해자 ㄷ씨에 대한 2차 피해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거둘 수 없다. 처음 피해자들의 고발이 있은 뒤 4개월이 흘렀고, 문광연은 얼마 전 자체 진상조사와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절차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문광연은 본 사안의 최종 책임자로서 피해자들에 대해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문광연은 지방노동위원회 부당해고 인정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고, 기관의 불법행위 책임을 묻는 피해자들의 민사소송 대응을 위해 대형로펌에 사건을 의뢰했다. 오늘 우리는 피해자들의 아픔과 싸움에 굳건히 연대하며, 어떤 책임도 지지 않으려고 하는 문광연을 강력히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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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연은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대책을 발표하라.

가해자 ㄱ씨는 문광연 내부 절차에 따라 파면되었다. 사건 당시 성희롱 사건을 제보받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채 2차 피해를 방기한 부서책임자 ㄴ씨는 1개월 정직처분을 받았다. 기관 스스로 직장 내 성희롱 사실이 있었음을 확인한 것이다. 진상조사 과정에서 동일한 가해자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입은 다른 피해자가 추가적으로 밝혀졌고, 직장 내 성희롱 실태조사를 통해 이전부터 다수의 피해사실이 제보되어왔던 사실도 드러났다. 이처럼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가해자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기관 내에 팽배한 성차별적 문화와 노동환경으로 인한 구조적 범죄다.

하지만 문광연은 피해자에 대한 어떠한 사과나 재발방지의 약속 없이 ㄱ씨와 ㄴ씨에 대한 징계로 사건을 무마하려 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가해자 못지않게 성평등한 노동환경을 만들고 성희롱을 예방하며 노동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저버린 기관의 책임이 막중하다. 특히 성희롱 피해자이자 신고자인 이들에 대한 아무런 보호조치 없이 이들을 2차 피해에 노출시킨 것은 명백히 기관의 잘못이다.

다시 한번 요구한다. 문광연은 기관 내에서 성희롱 피해가 발생하고 그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 대신 은폐와 방조를 일삼은 점에 대해 그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하라. 또한 기관 내에서 반복되고 있는 직장 내 성희롱 재발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후속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하라. 문체부는 주무부처로서 이 과정을 책임있게 관리하고 감독하라.
문광연은 피해자 ㄷ씨가 겪은 2차 피해와 부당해고 문제 해결에 책임있게 나서라.

성희롱 피해자 ㄷ씨는 성희롱 피해 제보 이후 올해 초 해고되기 전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가해자 ㄱ씨와 분리조치 없이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고, 부서책임자 ㄴ씨와도 함께 일해야 했으며, 이어지는 2차 피해와 직장 내 괴롭힘(회의 배제, 따돌림, 모욕적 언사, 업무상 차별, 과중한 업무 부과 등)으로 고통받았다. 그렇게 ㄷ씨는 조직 내에서 ‘투명인간’이 되었다. 성희롱을 예방하고 해결해야 할 공적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가해자는 승승장구하고 피해자는 깊은 절망으로 밀어 넣어졌다. 그럼에도 문광연은 피해자 ㄷ씨가 겪은 직장 내 괴롭힘 등 2차 피해에 대해서는 진상조사,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등 어떠한 절차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한 조사계획을 알려달라는 피해자의 요청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 10월 31일 지방노동위원회는 피해자 ㄷ씨에 대한 문광연의 일방적 계약해지가 부당해고라고 판정했다. 문광연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피해자를 계약해지할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본 것이다. 성희롱 피해자인 ㄷ씨에 대한 고의적인 보호의무 방기, 2년 간 이어진 직장 내 괴롭힘 등 2차 피해, 그리고 부당해고까지, 우리는 여기 숨어있는 기관의 불순한 의도에 대한 의심을 거둘 수 없다. 

문광연에 요구한다. 피해자 ㄷ씨가 겪은 2차 피해를 즉각 조사하고 공공기관으로서의 윤리적 책임을 다하라. 문광연은 ㄷ씨에 대한 부당해고가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고용상의 불이익이라는 문제제기에 답하라. 지금은 피해자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에 국민의 세금을 대형로펌에 쥐어주며 맞대응할 때가 아니다. 또한 노동위 판정에 대한 반복되는 불복으로 피해자에게 이중삼중의 고통을 주는 행위 역시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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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한 문화와 노동환경은 이미 우리 시대의 과제다. 미투(#Metoo)운동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성폭력 피해자에게 가해지는 사회적 위력과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라는 현장의 구호처럼, 일체의 성폭력 범죄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피해자의 존엄과 그에 따른 권리가 구조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아무렇지 않게 성폭력과 2차 피해가 재생되는 구조를 끈질기게 바꿔나가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문광연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들의 용기에 화답하고, ‘투쟁’의 시간에 연대하는 이유다. 많은 문화예술 현장이 문광연과 연결되어 있고, 수많은 문화예술 인력이 문광연과 함께 일한다. 우리는 우리 모두를 위해, 문광연이 철저하게 반성하고 변화하길 바란다. 무엇보다 문광연이 이번 사건을 보신주의에 입각한 조직보호의 차원이 아닌, 피해자의 권리가 온전히 회복되는 진보적 방향으로 해결해나가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피해자들의 ‘투쟁’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우리는 피해자 옆에 서서 굳게 연대할 것을 다시 한번 밝힌다. 더불어 많은 이들에게 연대를 요청한다.
2020. 11. 16. (1차 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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